본문에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초대교회의 모습이 나타나 있습니다. 초대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의 역사적 사건 위에 세워졌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는 살아있는 예수 그리스도를 강렬하게 느끼며 모였습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과 동행한다는 걸 믿고 이를 의식하며 모였습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행 2:42) 여기서 ‘힘쓰다’는 헌신하다란 뜻입니다. 이들은 사도의 가르침을 받고 서로 교제하는 데 헌신했습니다. 또 떡을 떼고 기도하는 데 헌신했습니다.
이들은 배우며 교제했습니다. 교제는 코이노니아, 하나님의 가족에 참여하는 걸 뜻합니다. 이들은 서로 배려하며 이기심과 욕심을 버리고 필요를 따라 나눴습니다.(44~45절) 우리는 분단의 슬픔을 안고 있습니다. 이념을 넘어 어려운 북한을 돕는 것이 기독교인의 자세입니다.
이들은 떡을 떼며 기뻐했습니다. 성찬은 구원의 의미를 새롭게 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성도가 한 형제임을 확인하고 사랑을 나누는 것입니다. 애찬(愛餐)은 주님 안의 한 식탁에서 식사를 나누는 것으로 교제의 폭을 넓어지게 합니다.
이들은 하나님을 찬미하며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습니다.(47절) ‘백성에게 칭송을 받았다’는 건 세상에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감동케 하는 것은 혀가 아닌 삶에 있습니다. 언행일치와 신행일치, 지행일치에 있습니다. 모범을 보인 초대교회 중 하나인 안디옥교회에서 ‘그리스도인’이란 별칭이 나왔습니다.(행 11:26) 이들은 그리스도인의 분명한 정체성이 있었습니다.
제가 체험한 1970년대 기독 대학생은 캠퍼스에서 순수 복음 신앙으로 한 손엔 빨간 성경, 다른 손에는 전공 서적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성서한국’ ‘성서 통일 한국’ ‘세계 선교’의 꿈을 안고 캠퍼스를 종횡무진했습니다. 이런 흐름은 1990년대 초까지 계속됐습니다. 이때 뿌려진 복음의 씨앗이 한국교회를 괄목하게 성장케 하는 동력이 됐습니다. 발길이 닿지 않은 세계 구석구석에 가 복음을 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한국교회에 성장 둔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40여년간 목회 현장에서 얻은 결론은 저부터 순수 복음 신앙을 상실하고 복음 전파 열정이 식은 데 있다고 봅니다.
한국교회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한다”고 하면서도 문제 많은 고린도교회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금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성경에 광야 교회는 있지만(행 7:37~38) 이념으로 모이는 광장 집회는 없습니다. 역사를 바꾸는 힘은 광장의 깃발에 있지 않습니다. 성경을 읽으며 골방에서 무릎 꿇는 이름 없는 성도의 기도에 있습니다.
이제 한국교회는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합니다. 순수 복음 신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초대교회로 돌아가 성경 말씀을 사랑하고 서로 교제하며 기도하고 성령 충만한 교회가 돼야 합니다. 복음을 들고 가정과 캠퍼스, 지역과 직장, 세계를 향해 전진하며 사도행전 28장 32절을 써나가야 합니다. 그럴 때 교회가 세상에 강력한 영향력을 끼쳐 하나님을 찬미하고 칭찬 듣는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우남식 목사(대학마을교회)
◇대학마을교회는 1982년 대학생성경읽기회(UBF)에서 출발해 2003년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에 소속한 교회입니다. 1989년 헝가리에 이어 러시아 루마니아 우크라이나에 선교사를, 평양과기대에 교수를 파송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