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마스가’ 민관 협의체 본격 가동… 美서 인력 양성 검토

입력 2025-09-11 18:48 수정 2025-09-12 00:02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정부가 미국 워싱턴DC에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민관 합동 인력센터 설치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내건 미 정부의 적극적인 제안에 따라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최근 미국 현지 인력에 대한 ‘훈련’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마스가 프로젝트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표 조선사,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지난 9일 마스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사안을 논의했다. TF 회의가 열린 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TF에선 우선 워싱턴DC에 ‘한·미 조선 인력 양성센터(가칭)’를 세우는 방안이 거론됐다. 미국은 조선 분야 숙련공, 엔지니어 등의 양성을 통해 미국 내 조선업 부활을 원하는 상황인데, 이를 전담할 조직을 신설해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미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조선업과 대한민국 조선업이 함께 도약하는 ‘윈윈’의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지아주의 한국인 300여명 구금 사태와 관련해 내놓은 발언이 영향을 미쳤을 거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지난 8일 “전문가를 불러들여 우리 국민을 훈련해서 그들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센터는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국내 조선업계의 교류 거점 역할도 수행할 전망이다.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그룹은 미 군함 건조를 겨냥해 50억 달러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HD현대는 정상회담 기간 투자 프로그램 운용사인 서버러스캐피털,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은 비거마린그룹과 미 해군 지원함의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TF 회의에선 국내 조선업 기자재 업체들의 미국 진출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대형 조선소부터 기자재 업체까지 ‘조선 생태계’ 전반을 함께 키우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들의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논의 테이블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금액도 중요하지만 한·미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 수립이 더욱 중요하다”며 “미국 조선산업이 회생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사들과 장기적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