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를 위한 양국 간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관(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1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산업부는 이날 오전 김 장관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뉴욕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당초 김 장관은 이날 울산과 경주를 방문해 산업 현장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 등을 점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관련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미국으로 향했다.
김 장관은 현지에서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 등과 만나 한·미 제조업 협력 및 대미 투자 등 관세 협상 후속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지난 7월 말 한국의 상호관세율 및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한·미 통상 당국은 지난 8일까지 워싱턴DC에서 실무 협의를 진행했지만 대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농산물 수입 등 비관세 장벽 문제 등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통상 수장의 장관급 협의에서도 대미 투자 의제가 핵심 사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김 장관은 최근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근로자 300여명 체포·구금 사태와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비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미국 측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상임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미 이민 당국의 한국 근로자 체포·구금 사태에 대해 “러트닉 장관에게 직접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