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민주공화국’을 ‘민주당공화국’으로 만드는 파괴의 100일이었다”고 혹평했다. 여야 합의가 무산된 특검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수정되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 회견 종료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취임 100일이 지난 오늘 보인 현상은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통분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간에는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이라는 말이 돈다”며 “원내대표의 말을 당대표가 뒤집고 당대표는 결국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합의됐던 특검법 개정안이 반나절 만에 무산된 데 민주당 지도부와 강성 지지층의 영향이 작용했다는 뜻이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이 회견에서 ‘정부조직법 개편과 내란 진실규명을 어떻게 맞바꾸겠느냐’며 특검법 합의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데 대해서는 “진짜 대통령 뜻인지, 역할 분담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여의도 대통령과 충정로 대통령이 틀어서 이 상황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무언가를 주고받을 생각이 없다. 정부조직법도 문제가 많아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부를 반경제·반자유·반민주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노란봉투법과 상법으로 기업이 숨 쉴 수 없는 나라를 만들고, 방송법 같은 악법을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본회의에서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졌다. 체포안은 재석 177명 중 찬성 173명, 반대 1명, 기권 1표, 무효 2명으로 가결됐다. 권 의원은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표결 전원 불참 후 본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정치 특검과 민주당이 이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잔치에 바치는 선물로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