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끝까지 견디는 신앙

입력 2025-09-12 03:04

구소련 시절 지하교회에서 있었던 일화다. 기독교 탄압을 피해 어느 야심한 밤 깊숙한 창고에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성도들은 ‘이젠 다 끝났다’는 생각으로 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두 명의 소련군이 총을 겨누며 말했다. “손들어! 너희들이 이곳에서 모인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 지금이라도 살기를 원한다면 당장 이곳을 나가라. 지금 나가는 자는 살려 주겠지만 남은 자들은 다 죽을 각오를 하라.” 몇몇은 일어나 슬그머니 자리를 떴지만 대다수 성도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담담히 앉아 죽음을 기다렸다.

이때 갑자기 병사들이 문을 잠갔다. 그러더니 “우리도 크리스천입니다. 같이 예배를 드리려 찾아왔는데 행여 여기에 공산당 감시자나 배반자가 있을까 그들을 내보내려 한 짓이니 용서하세요. 이제 가짜들은 떠났으니 안심하고 예배드립시다”라며 총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었다. 그제야 성도들은 감사와 기쁨의 예배를 드렸다. 시험과 환난의 강한 바람은 결국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내고야 만다. 시험과 환난이 닥칠 때 끝까지 견디는 자는 반드시 구원을 얻을 것이다.(마 24:13)

김민철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