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李정부 100일은 퇴행의 시간”… 다시 강대강 대치

입력 2025-09-10 18:41 수정 2025-09-10 18:43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 도중 더불어민주당을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다는 뜻)의 시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병주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민주라는 위선의 탈을 벗어던지고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라”고 비판했다. 출범 100일을 앞둔 이재명정부를 향해선 “역류와 퇴행의 국정운영”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위헌정당 해산’까지 언급한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강성 연설을 의식한 듯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송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 연설에서 “지난 100일은 한마디로 ‘혼용무도(昏庸無道)’, 즉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었다”며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만하고 위험한 정치세력에 국가 권력을 내준 국민의힘의 과오가 더욱 한탄스럽다”며 “이재명정권의 폭정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송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무력화, 쟁점 법안의 일방처리, 여당 대표의 내란 공세 등을 언급하며 “세게 쥐면 쥘수록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고 경고했다. 3대 특검은 ‘정치 보복의 도구’로 규정하고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정당민주주의 말살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해 “헌법적 근거도 없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해체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 개편을 두고는 “검찰의 보완수사까지 폐지하게 되면 경찰의 잘못된 수사는 누가 어떻게 통제하고 보완하느냐”고 지적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선 “무책임한 재정폭주이자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겉으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 양두구육의 국정운영을 그만 멈추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합의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협치 준비가 돼 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여당에 달려 있다”고 압박했다. ‘검찰 해체 4법’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사법개혁특위, 정부 재정사업을 평가하는 재정개혁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방송3법을 원점에서 재논의하자며 공영방송 법제화 특위 구성도 요청했다.

여야 대표의 악수는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고, 정국은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되돌아가는 형국이다. 송 원내대표 연설 도중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내외를 거론하며 야유를 보냈다. 민주당은 전날 정 대표 연설 때 송 원내대표가 망언했다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정 대표는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당시 국민의힘 쪽에서 “제발 그리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민주당은 영상 확인 결과 발언자가 송 원내대표였다고 주장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와 의원직 제명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정우진 성윤수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