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사진)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 단수 추천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혁신당은 사실상 수락 의사로 해석했다. 그러나 ‘조국 비대위 체제’ 출범을 앞두고 창당 멤버들이 등을 돌리는 상황도 벌어지면서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혁신당 고위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전날 의총에서 모은 의견을 조 원장에게 전달했다”며 “(조 원장의) 반대 의사 표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11일 열리는 당무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직을 공식 수락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무위에서 다른 의견이 나오지 않을 경우 합의 추대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조 원장의 등판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와 함께 창당에 힘썼던 인사들도 줄탈당에 나서며 당의 위기를 확산하고 있다. 당장 피해자 대리인을 맡았던 강미숙 당 여성위원회 고문이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강 고문은 통화에서 “당의 어려움을 수습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비전까지 제시해야 하는 만큼 조 원장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당이 앞으로 어떤 정체성과 비전으로 정치를 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조 원장이 준비를 하고, 11월 전당대회 때 대표로 선출됐으면 했다”며 아쉬움도 표했다.
은우근 전 창당준비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당내 성비위 사건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탈당과 상임고문직 사퇴를 알렸다. 은 전 위원장은 혁신당 창당 당시 조 원장이 영입해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초대 광주시당위원장도 역임했다. 은 전 위원장은 “혁신당이 이 위기를 통해 새롭게 태어나길 바란다. 무엇보다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철저하고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조 원장 대학 동기이자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장영승 리셋코리아행동 대표도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성비위 사건 이후 탈당계를 냈지만 반려됐던 일을 알렸다.
국민의힘은 논평을 내고 조 원장의 비대위원장 단수 추천에 대해 “혁신당의 자진 해산 선언”이라며 비판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