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 궁사들이 안방에서 펼쳐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첫 번째 금빛 사냥에 성공했다. 리커브 남자 대표팀은 현 세계랭킹 1위 브래디 엘리슨이 버틴 미국을 상대로 완벽한 활 솜씨를 뽐내며 대회 단체전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김우진(청주시청)과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이 나선 대표팀은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미국을 6대 0(56-55 57-55 59-56)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2021년 양크턴 대회, 2023년 베를린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남자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2024 파리올림픽 3관왕 김우진, 2020 도쿄올림픽 2관왕 김제덕,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관왕 이우석으로 꾸려진 대표팀은 여유 있게 결승에 임했다. 이우석이 1세트 첫 발을 8점에 맞히는 실수를 했지만 김제덕과 김우진이 차례로 10점을 쏘며 위기를 넘겼다.
1, 2세트를 모두 따낸 대표팀은 3세트 이우석의 장비 문제로 급하게 순서를 조정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경기를 이어갔다. 김제덕과 이우석이 3세트 두 발을 모두 10점에 꽂은 가운데 김우진이 마지막 발을 10점에 명중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김제덕은 “3연패는 혼자 이룰 수 없는 결과다. 서로 밀어주고 당겨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우석은 “화이팅을 외치다 핑거 탭 장비의 줄이 빠지는 바람에 과정이 어수선했다. 앞에서 잘 쏴줘서 마무리가 됐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개인 통산 10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챙기며 앞선 경기의 아쉬움을 달랬다. 김우진은 이날 남자 개인 32강전에서 탈락했고, 안산(광주은행)과 호흡을 맞춘 혼성 단체전 결승 패배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우진은 “다른 종목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이 또한 스포츠가 주는 묘미라 생각한다”며 웃어넘겼다.
안산과 강채영(현대모비스), 임시현(한국체대)은 이어진 대회 리커브 여자 단체 3위 결정전에서 인도를 5대 3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