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기반이 좋은 가정에서 자랐기에 어릴 적부터 마음의 중심에 신앙을 두고 살아왔습니다. 부모님의 가르침과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늘 그분과 동행했지만, 거룩하신 주님과 함께 걷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통제해야만 하는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남들이 보기에, 특히 성도분들이 보기에 목회자의 자녀로서 ‘착한 마음씨를 가진 순수한 아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속 깊은 자리에는 ‘과연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실까’ ‘혹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지는 않을까’라는 조바심이 자리했고, 그로 인해 스스로 끊임없이 억누르는 청년으로 자라나게 됐습니다. 신앙적으로 넘어져서도 안 되고 남들에게 허물이 드러나서도 안 되는 제가 사실은 하나님께는 늘 마음 아픈 손가락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청소년 수련회를 섬기게 됐습니다. 많은 학생이 지도에 따라 잘 참여했지만, 현장에서 도망쳐 방문을 걸어 잠그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제 시선은 늘 그런 아이들에게 향하곤 했습니다. 몇 번이고 아이들을 제자리로 데려오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 그 아이들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번에도 우리 찾으러 와주실 거죠.” 그러고 나선 또 도망갔지만, 이번에는 멀리 가지 않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자신들을 찾으러 오는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에 ‘아버지 되신 하나님의 마음’이 깊이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매번 도망치고 벗어나더라도 사실 저는 늘 하나님께서 다시 찾아와 주시길 바랐던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제 모습이 아이들에게 비친 듯 보였고, 멀리 가지 않고 제 곁을 맴돌던 아이들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저 친구들도 사실은 회복되고 싶어서 그러는 거구나.’ 그 순간 마음 깊이 깨달았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멀리 달아난 것이 아니라 등잔 밑에서 숨죽이고 있던 저를 하나님께서 발견하시고 반가워하시며 기뻐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 깨달음 가운데 겉과 속이 달라 늘 죄책감에 눌려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넘어질지라도 다시 주님 앞에 나아가 회개하며 은혜를 입는 자가 됐습니다.
원누림 양목교회 청년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날 향한 하나님 마음 깨닫고 무거운 죄책감 내려놔
입력 2025-09-13 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