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년 니케아(현 튀르키예 이즈니크)에서 열린 니케아 공의회는 기독교를 공인한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했다. 이 회의에서 세계교회 지도자들은 삼위일체 교리의 초석을 마련했고 부활절 절기를 확정했으며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을 채택했다.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맞는 올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종생 목사)가 10일 ‘니케아 1700년 일치와 화해를 향한 여정’ 세미나를 열고 한국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공의회 의미를 돌아봤다.
콘스탄티누스 1세는 당시 교회들이 다양한 교리를 주장하며 분열하자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자 공의회를 열었다. 가장 큰 관심거리는 ‘예수님과 하나님은 같은가’였다. 일각에서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은 믿었으나 하나님과 동등하지는 않다고 믿었다. 격렬한 토론 끝에 참석자들은 예수님과 하나님은 동일한 존재라는 결론을 냈으며 이를 니케아 신경에 담아냈다. 또 지역마다 다르게 지키던 부활절 날짜를 춘분 후 보름달이 뜨고 난 다음 첫 주일로 통일했다.
세미나에서 주제 강연을 맡은 백충현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니케아 공의회에서 성부와 성자가 동일한 본체이심을 결의한 것이 큰 수확이라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이후 성령론이 발전하면서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론이 교리적으로 확립됐다”면서 “니케아 공의회는 전체 기독교 신앙의 기초일 뿐 아니라 온 교회의 토대이며 에큐메니컬 신앙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한국교회가 니케아 공의회의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일치성 안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개교회주의와 교파주의를 탈피해 서로의 차이점을 인지하면서도 공통적인 신앙고백은 충분히 이해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면서 “이런 일치는 교회의 구조 조직 제도 등에도 반영될 필요가 있다. 교회 직분이 수직적이거나 위계적인 계급이 되지 않도록 동등하고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교회는 지난해부터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제10차 아시아 신학자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이 지난달 출간됐으며, 세계교회협의회 보세이에큐메니컬연구소도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NCCK는 다음 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 신앙과직제위원회 제6차 세계대회에 참가해 이번 세미나 현황을 공유할 예정이다.
글·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