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떠나는 기독교서회, 성내동에 새 둥지

입력 2025-09-11 03:03

개신교계 최고(最古) 출판사인 (재)대한기독교서회(서회·사장 서진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을 떠나 강동구 성내동으로 사옥을 이전한다. 1987년부터 38년간의 ‘삼성동 시대’가 저물고 ‘성내동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서회는 10일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는 15~16일 이틀에 걸쳐 강동구청역 인근의 신사옥(사진)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정식 업무 개시는 신사옥 이전을 마무리하는 17일부터다.

서회는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성을 최우선 고려해 신사옥 부지로 성내동을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각지에 거주하는 직원들이 대중교통으로 통근할 수 있도록 가급적 지하철역 근처의 건물을 찾았다는 전언이다. 신사옥 건물은 5호선 강동구청역에서 도보 3분 거리다.

서회는 "삼성동 사옥이 강남권이라 교통에 큰 강점이 있었다. 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가급적 너무 멀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신사옥 부지를 알아봤다"며 "직원뿐 아니라 필자와 독자의 접근성을 고려한 결정인 만큼 앞으로 더 원활히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1890년 개신교 최초의 문서선교기관으로 설립된 서회는 종로2가 사옥을 거쳐 1987년 준공한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의 삼성동 사옥에 그해 5월 입주했다. 서회는 이곳에서 개신교계 대표 월간지인 '기독교사상'과 '한국기독교학회 신학논총' 등을 펴내며 문서선교를 이어왔다.

38년간 서회의 둥지가 된 이 사옥은 지난 2월 (재)순복음선교회가 746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서회는 "이사회는 교회연합기관으로서 강남 사옥을 일반 기업이 아닌 선교센터에 매각하게 된 걸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매매를 통해 서회는 그간의 부채를 정리했다. 앞으로 새 공간에서 단행본 출판 강화 등 더 좋은 책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서진한 사장은 "서회의 재산 재배치로 출판시장 위축에 따른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게 됐다"며 "앞으로 서회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며 새 시대를 준비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