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중용했지만 측근 인사도 반복… K컬처 선봉에 박진영

입력 2025-09-09 19:09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이명박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처장을 부총리급 예우인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하며 보수 인사도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면 자신의 사법연수원(18기) 동기인 위철환 변호사를 중앙선관위원 후보자에 지명하면서 측근 인사 역시 반복되는 추세다.

이 전 처장의 국민통합위원장 임명은 보수 진영 출신을 내세운 통합 인사의 일환이다. 이 전 처장은 이명박정부 때 법제처장을 역임한 보수 성향 법조인이다.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도 지냈다.

이 전 처장은 지난 대선 시절 더불어민주당에 영입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땐 “탄핵 사유”라며 임기단축 개헌 필요성을 주장하고,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과 만나 정국 현안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보은 인사란 해석도 나온다.

선관위원 후보자에 지명된 위 변호사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실과 정부 주요 보직에 연수원 동기를 대거 배치해 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조원철 법제처장, 오광수 전 민정수석,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위 변호사까지 등용된 연수원 동기는 6명에 달한다.

박진영(사진)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대중문화교류위원장 발탁도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K컬처를 세계화해 시장을 30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명 당시에도 장고 끝에 온라인 포털인 놀유니버스 대표 출신인 최휘영 장관을 발탁했다.

여기에 K팝 세계화의 산증인인 박 대표까지 가세하며 문화산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공중파 K팝 프로그램에서 가수 지망생을 심사하는 탁월한 감각을 드러낸 바 있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축적했고, 결국 트와이스 등 글로벌 아티스트를 전 세계에 선보인 바 있다.

신설되는 대통령실 인사수석에 내정된 조성주 한국법령정보원장은 인사혁신처 차장,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치며 정부 인사 분야에서만 30년을 근무한 인사 전문가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특검에서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인사개입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데, 전 정권이 남긴 인사제도를 어떻게 고치느냐가 중요한 고민이었다”며 “전 정권 임기 말 권한대행이란 분들이 알박기한 인사(에 대한 처리), 균형 인사를 바탕으로 인재를 발탁하는 등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 발굴을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로 김현지 총무비서관과 김용채 인사비서관 등 성남파 인사들의 비중이 컸던 대통령실 인사시스템도 정상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정구창 여성가족부 차관, 김경협 재외동포청장, 임채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김용석 대도시광역교통위원장 등 차관급 인사도 단행했다.

이동환 윤예솔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