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종교 기반 회복해야”… 공립학교 기도 허용 추진

입력 2025-09-10 00:08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성경박물관에서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 회의 참석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왼쪽부터 폴라 화이트 백악관 신앙실 수석고문, 댄 패트릭 텍사스 부지사, 팸 본디 법무장관. 맨 오른쪽 대표 기도자는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장관.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립학교에서의 기도 시간을 다시 허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성경박물관에서 열린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 회의에서 교육부가 곧 공립학교 기도권을 전면적으로 보장하는 지침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UPI 등에 따르면 교육부 지침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루이지애나와 아칸소 등 일부 주에 도입된 학교 내 종교적 상징 반입 허용 등이 유사한 선례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60년대 연방대법원 판결에 따라 공립학교에서 공식적인 기도 행사나 성경공부 등이 금지됐다. 특정 종교활동을 조직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수정헌법 제1조가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서 “오늘날 학생들은 반종교적 선전에 세뇌당하고 있으며 일부 학생은 신앙을 지키려다 처벌받는 등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신앙이 약해지면 국가도 약해지고 신앙이 강해지면 나라가 강해진다. 이는 놀라운 역사하심이며 지금은 미국이 그 어느 때보다 종교적 기반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주 허니그로브 중학교에서 다친 동급생을 위해 기도했다가 제약을 받았던 학생 해나 앨런의 사례를 언급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커튼 뒤나 빈 체육관, 야외에서만 기도하도록 요구했고 종교 자유 단체들의 압박을 받은 뒤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확실히 지침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성전환 수술에 대한 부정적 입장도 강하게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청소년들에게 트랜스젠더 광기를 강요하는 모든 학교에 연방자금을 삭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며 “우리 아이들에 대한 화학적·외과적 절단 역시 금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경박물관에 모친이 물려준 가정 성경을 기증했다. 그는 “어머니가 그것을 내게 주던 때를 기억한다. 그것은 나의 두 차례 취임식에서 사용됐다”며 “그것이 이제 우리 수도의 중심부, 바로 이곳에 전시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영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공식적으로 인정하겠다고 선언하고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와 여성 스포츠 참여를 금지했다. 또 백악관에 신앙실(Faith Office)을 설치하는 등 보수 기독교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