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로 실속 듬뿍” “프리미엄으로 품격”… 추석 선물 불났다

입력 2025-09-10 00:14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수요가 실속형과 프리미엄으로 양극화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생활형 가성비 세트, 백화점에서는 고가 상품이 주력 상품이다. 모델들이 서울 시내 한 롯데백화점에서 한우·과일·굴비 등의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왼쪽). 쇼핑객이 서울의 한 이마트에 진열된 추석선물 사전예약 상품 앞을 지나가고 있다. 각 사 제공

추석을 한 달 앞두고 선물세트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3만원대 커피 세트부터 1억원이 넘는 위스키까지 ‘가성비’와 ‘프리미엄’이 동시에 인기다. 유명 맛집과 셰프를 내세운 협업 상품과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행사까지 더해지며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세트 예약 판매는 초반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 판매 개시일부터 지난 3일까지 롯데백화점의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45.0%, 신세계백화점은 87.3%, 현대백화점은 48.9% 늘었다. 최장 열흘 연휴가 겹치면서 선물을 미리 준비하려는 수요가 늘었고 할인 폭이 큰 사전예약이 합리적인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에서는 실속형 제품이 절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에서는 예약 매출의 83%가 5만원 미만 상품에서 나왔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3만원 안팎의 맥심 커피 세트가 판매 1위다. 스팸과 통조림·식용유 혼합 세트 등 생활형 상품도 상위권에 올랐다. 과일 선물에서도 가성비 선호가 이어지자 이마트는 3~4만원대 과일 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20% 확대했다.

백화점에서는 프리미엄 수요가 두드러진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모두 37만원에서 50만원선의 한우 상품이 예약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초프리미엄 상품도 강세다. 현대백화점의 300만원짜리 ‘넘버나인 명품 한우’ 상품은 준비 수량의 35%가 이미 예약됐다. 롯데백화점이 소량 들여온 1억3000만원대 ‘더 글렌리벳 55년: 이터널 컬렉션’ 위스키도 사전 예약 기간에 완판이 예상된다.

차별화 전략으로는 ‘홈스토랑 세트’가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번 추석 처음으로 ‘하우스오브신세계’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부산 ‘윤해운대갈비’의 갈비세트와 서울 강남구 ‘김수사’의 간장게장 등을 준비했다. 롯데마트도 셰프·맛집 협업 상품 품목을 직전 명절 대비 45% 늘리고 최강록 셰프의 선물 세트를 단독 출시했다. ‘여기서만 살 수 있다’는 단독성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체험형 행사로 승부수를 띄웠다. 추석 선물세트와 트렌드 상품 100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프트 페스타’를 오는 12~14일 연다. 임직원 대상 품평회를 소비자 참여형 행사로 기획했다. 배우 엄정화의 커피 세트, 유튜버 프응의 꿀 세트 등 인플루언서 협업 상품도 전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제품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독’ 세트와 고객 참여형 행사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무기다. 트렌드를 바꿔나갈 전략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