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하루만에… 정청래 “내란 단절 못하면 해산”

입력 2025-09-09 19:08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내란이 언급될 때마다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병주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정 대표는 이재명정부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은 내란과 절연하고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라. 그리고 국민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어린 사과를 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며 협치 모양새를 연출한 지 하루 만에 내란 청산을 내세우며 야당 압박에 나선 것이다.

정 대표는 “완전한 내란 청산은 보수가 진정한 보수를 회복하고 도덕적으로 부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여야가, 보수와 진보가 함께 역사 청산이라는 오래된 숙제를 풀어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또 “(역사 청산은) 내란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그 시작”이라며 3대 특검법 개정안의 신속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12·3 비상계엄 당시) 불법 명령에 저항한 군인들의 정신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군인복무법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연설에서 ‘내란’을 26번 외쳤지만 ‘협치’는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치 복원의 메시지는 없었다.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다”는 등 내란 단어가 등장할 때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거세게 반발했다. 장 대표는 “거대 여당 대표의 품격을 기대했는데 너무 실망스러웠다”고 혹평했다. 정 대표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국민’(국민의힘의 국민 제외)으로 87회였다. 이어 내란 26회, 경제 25회, 이재명 대통령 21회, 이재명정부 20회, 민주주의 18회, 개혁 18회 순이었다.

이날 본회의에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도 보고됐다. 국회는 11일 본회의를 열어 3대 특검법 개정안 처리와 함께 권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김혜원 성윤수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