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트럼프 겨냥 “관세전쟁 무역규칙 훼손”

입력 2025-09-08 23:56 수정 2025-09-08 23:57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신흥경제국 협의체인 브릭스(BRICS) 정상 화상회의에서 “관세 전쟁을 일으켜 국제 무역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직접 겨냥해 비판한 것이다.

최근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서 블라디미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함께 반(反)서방 세력 결집에 나섰던 시 주석이 브릭스 회원국을 향해서도 같은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화상으로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은 “세계에 패권주의, 일방주의, 보호주의가 매우 만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부 국가는 잇따라 무역 전쟁과 관세 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시 주석은 “이 중요한 시기에 브릭스 국가들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최전선에서 다자주의와 다자 무역 체제를 수호해야한다”며 다자주의, 개방·상생, 단결·협력 등을 고수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쇠를 두드리려면 자신이 단단해야 한다”며 “브릭스 국가들이 긴밀히 협력할수록 외부 위험과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커지고, 방법이 많아지며,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고 역설했다.

브릭스는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이뤄진 다자 협력체로, 지난해 에티오피아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아르헨티나 등이 가입하면서 세를 키우는 중이다. 시 주석은 지난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불참했지만, 이번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