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기업이 美인력 훈련”… 기업들 “가르치면 떠나”

입력 2025-09-08 19:04 수정 2025-09-09 18:57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이민 당국에 체포된 사태와 관련해 “미국에 투자한 기업들이 자체 인력을 신속하고 합법적으로 데려올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의 숙원이자, 이번 사태의 핵심 배경으로 꼽히는 비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우리가 반대급부로 요구하는 것은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결국 미국인을 더 많이 채용하라는 요구인데, 이에 대해 국내 업계에선 “현지 인력을 훈련시켜 현장에 투입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푸념이 나왔다.

트럼프는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며 “지금 이 나라에 배터리에 대해 아는 인력이 없다면 우리가 그들(한국)을 도와 일부 인력을 불러들여 우리 인력이 배터리·컴퓨터 제조, 선박 건조 같은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모든 외국 기업들에 미국 이민법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한 뒤 “우리는 당신들이 똑똑한 인재를 합법적으로 데려와 세계적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기를 권장한다. 그것을 신속하게 합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을 ‘불법체류자’로 규정했던 사태 초기와는 다소 기류가 달라진 것이다. 미국 정부가 해외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유도 내지 압박하면서 정작 현장에 필요한 기술 인력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 미국 현지에서도 제기된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은 구금 사태가 터진 조지아주를 비롯해 미시간 인디애나 텍사스 등 미국 각지에서 생산 시설을 새로 짓거나 확충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했거나 하겠다고 발표한 한국 기업은 20여곳으로, 대부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철강 조선 등 제조업 중심이다. >> 2면에 계속, 관련기사 4·5면

포크스턴(조지아주)=임성수 특파원,

나성원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포크스턴(조지아주)=임성수 특파원, 나성원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