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경기, 아이돌이나 트로트 스타 공연, 그리고 페스타. 모두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을 부르는 현장이다. 이 가운데 페스타는 뭘까. CJ올리브영을 필두로 2030세대가 열광할 만한 무신사, 지그재그, 컬리, 쿠팡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이 펼치는 오프라인 행사가 페스타로 통칭된다. 가격과 배송 경쟁이 상향평준화된 이커머스시장 상황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경험’으로 삼으면서 플랫폼의 페스타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다음 달 15~19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창사 이래 첫 오프라인 페스타 ‘美지엄(미지엄)’을 연다. 약 4700㎡(1425평) 규모 공간을 박물관처럼 꾸며 엄선한 식품·뷰티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무신사는 지난해 첫 뷰티 페스타를 연 뒤 올해는 상·하반기 두 차례로 확대했다. 쿠팡은 지난 4월 다섯 번째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를 열었다. 지그재그도 같은 시기 첫 오프라인 뷰티 행사를 열며 페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플랫폼이 오프라인 페스타를 확대하는 이유는 성과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피부톤 진단·뷰티 클래스·미니게임 등 프로그램을 운영해 방문객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인디 브랜드에도 소비자 접점을 제공한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행사 기간 뷰티 카테고리 거래액은 직전 일주일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컬리도 지난해 첫 뷰티 페스타에서 파트너사 거래액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했고, 일 평균 컬리몰 방문자 수가 5배 이상 늘었다. 신규 이용자 비중도 20%에 달했다.
업계는 규모를 키우고 콘텐츠를 다변화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무신사는 ‘오직 무신사 뷰티’ 단독 상품과 성수 일대 게릴라 이벤트로 주목을 끌었다. SSG닷컴은 푸드와 뷰티를 동시에 선보이고 셰프 토크쇼와 인디 가수의 공연 등 즐길 거리를 더했다. 쿠팡은 ‘패밀리데이’를 신설해 와우 회원 500명을 대상으로 루프탑 라운지파티와 맞춤형 뷰티 체험을 제공했다. ‘한정판’ 제품과 이벤트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뷰티 페스타 원조 CJ올리브영은 지난 5월 노들섬 전역을 통째로 빌려 역대 최대 규모의 페스타를 열었다. 체험 부스뿐 아니라 해외 규제 대응 강연 등을 진행하며 산업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혔다.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티켓 가격도 올랐지만 흥행에는 문제가 없다. 무신사 페스타 티켓은 지난해 1만5000원에서 올해 2만8000원으로 인상됐지만 모두 매진됐다. 올리브영 페스타도 가장 비싼 티켓은 5만5000원, 컬리도 5만원에 달했지만 전량 매진됐다.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페스타에 성수동은 오프라인 체험 행사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올해 개최됐거나 예정된 뷰티 페스타 6건 중 4건이 성수를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행사에는 구매력이 있는 고객이 주로 참여해 경험의 완성도가 관건”이라며 “오프라인 페스타는 소비를 유도하고 신규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신주은 기자 ju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