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이 8일 건진법사 전성배(사진)씨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 간부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가 전씨에게 적용됐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전씨가 청탁 명목으로 기업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도 새롭게 파악됐다.
특검팀은 전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전씨는 김 여사와 함께 2022년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관련 청탁을 받고 샤넬백, 그라프 목걸이 등 총 80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기소된 김 여사는 전씨로부터 해당 금품을 전달받은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는데, 특검은 전씨가 청탁의 창구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같은 기간 통일교 현안 해결을 위해 청탁과 알선 명목으로 통일그룹의 고문 자리를 요구하고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전씨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형사고발 사건 등 관련 청탁·알선 명목으로 4500여만원의 금품 등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2022년 9월~2023년 10월 다른 기업의 사업 추진 관련 청탁·알선 명목으로 총 1억6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 기업과 관련해 전씨가 김 여사 등의 영향력을 이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9일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불러 조사한다. 특검팀은 김 전 부장검사의 지방 소재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도 집행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 오빠의 장모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 그림을 발견했다. 특검팀은 대만 경매업체를 거쳐 인사동 화랑으로 건너간 이 그림을 김 전 검사가 1억2000만원에 구입해 청탁용으로 김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한 총리에게 박성근 전 비서실장의 임명 과정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차민주 기자 la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