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우선주의가 중국을 리더로 만들 것”

입력 2025-09-08 18: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등 미국 우선주의가 중국을 잠재적 리더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언 골딘(사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8일 보도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중국이 향후 10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딘 교수는 세계은행 개발정책국장과 부총재를 역임한 세계화 및 개발 분야 전문가다.

골딘 교수는 “아시아는 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극심한 빈곤을 해소하는 등 세계화의 성공을 입증했다”며 “문제는 미국이 탈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세계화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미국과 통합된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아시아가 더욱 통합될 것”이라며 “중국은 국내 시장을 육성하고 유럽은 무역·투자·기술 측면에서 미국보다 아시아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정책의 미국 내 영향에 대해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등을 초래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수입비용 증가로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져 불평등이 심화하고 달러화 가치 하락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딘 교수는 “트럼프의 행보로 미국은 적어도 향후 4년간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가 될 수밖에 없다”며 “나머지 국가들이 규칙 기반 무역 시스템, 다자주의, 탄소중립, 세계보건기구(WHO), 팬데믹 방지에 대한 의지를 강화해야 한다. 여러 국가가 나서겠지만 중국이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낙관했다. 그는 “중국이 제조업 분야의 자동화와 인공지능(AI) 활용, 투자 확대로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함으로써 당면한 경기 침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2% 성장률로 자멸하고 있다”며 “두 번째로 큰 경제국인 중국이 향후 10년 안에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