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테크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는 가운데 ‘중학개미’(중국 주식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전기차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이동하고 있다. 전기차 상장지수펀드(ETF)는 주가가 오르자마자 매도세가 이어지는 반면 휴머노이드 로봇 ETF는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 기대감 속에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됐다.
8일 코스콤에 따르면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솔랙티브)’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2.99%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35%)을 크게 웃돌았다. 이 ETF는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과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한다.
다만 주가 반등에도 개인 투자자들 자금은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3개월 개인은 해당 ETF를 140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7월 28일부터 이날까진 단 하루도 순매수가 없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손실을 본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자 원금이라도 회수하려는 심리가 강해 매도세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2022년 한때 순자산총액 4조원을 돌파하며 ‘국민 ETF’로 꼽혔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 주가 고점을 찍은 뒤 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누적됐다. 이달 4일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이 ETF를 보유한 투자자(2만874명) 중 87.34%가 손실을 봤다.
개인 투자자들이 새롭게 주목하는 테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사람을 닮은 로봇으로 산업과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잠재력이 크다. 개인들은 최근 석 달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을 375억원, ‘TIGER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을 28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이 기간 두 상품의 수익률은 24%로 전기차 ETF를 웃돌았다.
투심을 자극한 것은 중국 정부다.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처음 언급됐다. 이어 7월에는 중국 국무원이 AI 기술 응용 산업 대규모 지원 방안인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