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 공급 중단에 저수율도 바닥… 도암댐 방류 검토

입력 2025-09-09 00:55
강원도 평창 도암댐 전경. 연합뉴스

강원도 강릉시에 최악의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24년째 가동을 멈춘 평창 도암댐 활용방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강원도는 7일 도청 제2청사에서 강릉 수자원 확보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도암댐 도수관로를 활용한 용수 활용 여부를 논의했다. 도수관로를 이용할 경우 하루 1만t의 수원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발전방류를 반대해 온 정선 영월군은 비상방류에 찬성 입장을 내놨다. 강릉시의회도 가뭄 극복을 위해 도암댐 도수관로 내 15만t의 방류수에 대해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수자원 활용이 결정되더라도 댐 방류수를 오봉저수지 등으로 옮기기 위한 시설을 추가로 설치해야 해 보름가량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8일 “정확한 수질검사 후 수질이 상수원으로 적합하다는 전제로 시민, 전문가 의견 수렴 후 결정하겠다”며 “다만 수자원을 활용할 것에 대비해 시설 등 설치작업은 곧바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도암댐은 1990년 평창 대관령면에 건설된 발전용 댐으로 저수량은 3000만t에 달한다. 하지만 댐 상류에서 유입된 가축 분뇨, 유기질비료, 토사 등 퇴적물로 수질이 급속히 악화했다. 댐 방류수가 정선, 영월, 강릉 하천에 심각한 오염을 일으켜 2001년부터 발전 방류가 중지된 상태다.

당시 도암댐 수질은 4급수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6년 가축분뇨법 제정으로 축산분뇨 오염 관리가 본격화됐고 2007년 비점오염관리지역 지정에 따라 도암댐 상류에서 오염원 저감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수질이 많이 개선됐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강릉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4주 내 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의 ‘주간 생활·공업용수 가뭄 현황 및 전망’ 자료를 보면 가뭄 대응 대책에 따라 가변적이지만 앞으로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저수율은 4주 내 5% 이하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저수율은 12.5%에 불과하다. 현재 수위는 99.5m로 정상적인 물 공급 한계선인 사수위까지 불과 7m 남았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하루 0.3~0.4%씩 떨어지고 있다.

또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긴급 대책도 추진한다. 시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봉저수지의 농업용수 공급을 중단했다. 하천, 저수지 등 가용한 모든 수원을 활용해 구역별로 농업용수를 공급한다. 활용되는 수자원은 동막 칠성 장현 저수지, 구산보, 어단천 등이다. 회산동 남대천에는 간이양수기 5대를, 안반데기에는 임시 취수보와 간이양수기 4대를 설치해 인근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방침이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