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늘고 중저가 작품 인기… 한국 갤러리 추가 이탈 막아야

입력 2025-09-08 01:22
‘키아프 2025’에도 참가한 국제갤러리의 스위스 현대 미술가 우고 론디노네 특별전 부스. 전시장에 나온 조각 10점(점당 6200만∼7500만원)이 첫날 완판됐다.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 역시 불경기에도 약진했다. 일부는 지난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국제갤러리는 일반 부스와 함께 스위스 조각가 우고 론디노네 특별전 부스를 마련했다. 관계자는 7일 “우고 론디로네 조각 10점(점당 6200만∼7500만원)이 첫날 완판돼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구본창과 이기봉의 평면 작품이 판매됐는데 가격은 모두 1억원 이하였다.

학고재 갤러리 관계자는 “지난해는 수천만원대 고가 작품을 들고나와 인건비도 건지지 못하고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수백만원대로 가격을 낮추고 판매 수량을 늘리는 전략이 통했는지 흑자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엄정순 작가의 코끼리 회화(약 6000만원), 김재용의 도넛 조각(점당 160만원, 총 1억원 이상 판매)도 인기를 끌었다. 예화랑은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이라고 밝혔고, 박여숙 화랑은 “마지막 날까지 봐야겠지만 기대이상”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판매 가격대가 낮아졌다. 과거 수억원대 거래가 많았던 키아프의 양상이 달라진 셈이다. 대신 키아프는 첫날 관람객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느는 등 관객이 증가했다.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중저가 중심 판매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송아트 부스에서 만난 영국 컬렉터는 “키아프 참관이 올해로 3번째”라면서 “한국 작가를 찾으러 왔는데, 프리즈 서울보다 한국 갤러리가 더 많이 밀집해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국 갤러리 장터로서의 키아프 매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국 갤러리의 추가 이탈을 막는 게 과제로 보인다. 강소 갤러리 10곳뿐 아니라 메이저인 아라리오갤러리와 갤러리바톤 두 곳 모두 키아프에 참가하던 관행을 깨고 올해는 프리즈 서울에 집중하면서 키아프에 부스를 내지 않았다.

글·사진= 손영옥 미술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