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 5공장 착공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대한 예고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평택 5공장 건설 부지에서 작업자들이 착공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5공장은 당초 지난해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반도체 실적 부진과 메모리 수주 부족 등으로 착공 일정을 미뤘다. 총 6개 공장 부지로 구성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현재 4공장 일부까지 가동되고 있다. 5공장과 함께 미뤄졌던 4공장의 나머지 생산라인 건설도 최근 공사 재개를 준비하고 다음 달부터 수직 철골물을 세우는 작업에 들어간다.
삼성전자가 5공장 착공 준비에 나선 것은 6세대 제품인 HBM4의 생산능력(캐파)을 미리 확보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4의 내부 양산 승인을 거쳐 고객사와 공급 협의를 위한 샘플 양산을 준비 중이다. 연내 엔비디아에 HBM3E을 대량 공급하고 HBM4 성능 검증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부진 등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생산라인 투자가 일부 지연됐는데, HBM을 중심으로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선점에 실패하면서 33년 만에 전체 D램 시장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준 상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매출 기준)은 39.5%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3.3%로 2위였다. 1분기에 2.5% 포인트였던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2분기 6.2% 포인트로 확대됐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