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자연… 도시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야”

입력 2025-09-07 18:33
제주시 연동에서 지난 5일 열린 제2회 나무포럼 개막에 앞서 참석자들이 ‘나무 한 그루의 소중함’을 상징하는 손가락 표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가로수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도시의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기계적으로 조성·식재하고, 민원이 발생하거나 도시계획 변경시 쉽게 베어내는 기존 방식으로는 가로수를 도시 문제 해결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로수의 기능이 중요해진 만큼, 인력과 조직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5일 제주썬호텔에서 열린 제2회 나무포럼에서 ‘도시에는 왜 숲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기조강연 하면서 “열섬현상과 기온역전층 발생 등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녹지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숲을 늘리면 탄소 흡수외에도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함께 제공받을 수 있다”면서 “도로변에 큰 나무를 일률적으로 식재하는 기존 가로수 식재 방식에서 벗어나, ‘가로숲’ 형태로 다양하게 구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선희 국립산림과학원 생활권도시숲연구센터 연구관은 가로수의 정량적 평가를 통해 가로수를 더 가치있게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연구관은 ‘현대 도시에서 가로수가 갖는 다양한 가치’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가로수는 환경적 역할 외에도 공동체 활성화, 주변 건물 에너지 소비 절약, 보행친환경 상권 형성 등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대표는 ‘제주의 가로수 현황과 정책 과제’ 발표에서 “가로수 정책을 기후 위기 대응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가로수 정책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가로수팀과 가로수 조례를 별도로 제정·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필 부산대 교수는 ‘도시 가로수와 보행 환경’ 주제 발표에서 “보행 환경 개선을 위해 가로수를 크게 키울 수 있는 관리 매뉴얼을 만들고, 보도폭을 최소 3m 이상 확보하기 위한 부서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수국 제주대 교수는 ‘열섬 현상 완화와 폭염 대응을 위한 가로수 전략’ 발표에서 보도 부족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박 교수는 “일방통행 전환 등으로 인도를 확보해 녹지를 늘려야 건강하고 활동적인 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무포럼’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시 생태계를 조성하고 제주도 도시녹지정책의 효과적인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출범했다. 제주도와 국민일보·뉴시스제주본부가 공동 주최한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