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총동원도 역부족’… 강릉시, 아파트·호텔 제한급수 시작

입력 2025-09-07 18:32
7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가 메말라 있다. 연합뉴스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도 강릉시에서 우려했던 단수가 현실화하면서 주민들의 불편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강릉 홍제동의 한 아파트는 6일 안내방송과 안내문을 통해 ‘6일 하루 치 물이 남아있고 7일부터 8일 오후 1시까지 물이 단수될 것 같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날 오후 9시30분쯤 물이 끊겼다. 한 주민은 7일 “물이 끊기기 10분 전에 물탱크에 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방송이 나왔다”며 “그런데 설거지하는데 물이 뚝 끊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릉시는 6일 오전 9시부터 저수조 100t 이상을 보유한 공공주택 113곳, 대형 숙박시설 10곳에 대해 제한 급수를 시작했다. 공동주택은 총 4만5000여세대로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세대수 9만1750세대의 절반에 해당한다.

시는 이번 조치에 앞서 아파트 저수조 내 물이 남아 있는 만큼 2~3일 후 고갈되면 급수차를 동원해 운반 급수하기 때문에 당장 단수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한 급수 첫날부터 단수가 현실화 됐다.

강릉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7일 현재 12.6%에 불과하다. 1977년 저수지 조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저수율을 높이고자 지상, 하늘, 바다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상에선 군 차량 400대, 소방차량 81대, 민간 살수차 31개 등 530여대가 투입돼 하루 2만6000t 가량의 정수와 원수를 홍제정수장과 오봉저수지에 채우고 있다. 하늘에선 군 헬기와 산불 진화용 헬기가 투입돼 인근 저수지에서 물을 옮기고 있다. 바다에선 군함과 경찰 경비함정이 급수지원에 나섰다. 해군 군수지원함인 대청함은 전날 생활용수 450t을 안인항으로 싣고 와 소방차에 물을 공급했다. 11일에도 대청함을 투입해 추가 급수에 나선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도 지난 3일부터 5000t급 경비함정 삼봉호를 동원해 안인항에서 급수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배는 소방차 50여대 분량 600t의 생활용수를 실을 수 있다. 해경은 9일까지 함정을 이용한 물 수송 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