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사진)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사장)이 오는 2030년까지 삼성전자 모든 업무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소비자 영역에서도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에서 선보인 모바일과 가전, 영상 디스플레이 등 전 부문에서의 AI 기술을 확장해 ‘대중화’를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만의 독자 AI 모델 개발을 이어가는 동시에 구글 등 전략 파트너사와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는 ‘하이브리드 AI 전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노 사장은 IFA 2025 개막을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언론 간담회를 갖고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 AI로 일하고 성장하는 회사,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로 거듭나겠다”며 “우리 스스로의 가능성과 실력을 다시 한 번 증명할 때”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노 사장이 DX 부문장으로서 국내 언론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다.
노 사장은 회사 내부뿐 아니라 삼성전자 전 제품과 서비스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한 혁신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는 모바일 단말기에 탑재되는 갤럭시 AI에 영상 디스플레이의 ‘비전 AI’와 가전의 ‘비스포크 AI’를 더한 ‘AI 홈’ 체계를 선보였다. 더 나아가 삼성의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채널 ‘TV 플러스’와 삼성헬스 등에도 AI 기능을 적용해 글로벌 선구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삼성만의 소비자용 AI 모델 개발 의지가 있냐’는 질문에는 “지금과 같은 전환기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제품의 기능과 서비스에 강력한 AI를 빠르게 적용하는 것과 AI를 업무 과정에 도입해서 경쟁력을 올리는 것, 두 방향”이라고 답했다. 자체 AI 모델 필요성도 인정했다. 노 사장은 “내부 업무나 제품 일부에는 삼성전자 ‘가우스’ 생성형 AI 모델을 적용하고 있고, 발전도 거듭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AI 플랫폼은 ‘하이브리드’ 성격이 짙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험의 고도화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각각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며 “이들이 결합하면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 삼성전자의 가우스 모델과 구글 등 AI 파트너사와의 협력까지, 모든 ‘경우의 수’ 조합을 고려해 고객에게 가장 나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베를린=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