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교회를 다니면서 ‘복음’이라는 말을 늘 듣는데 생각해 보면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너무 많이 들어서 의미가 모호해진 단어 같달까요. 복음이 무엇인지 좀 더 정확한 정의를 내려주실 수 있을까요.
A : 맞아. 마치 ‘사랑’이라는 단어처럼 교회 안에서 자주 쓰지만 정작 명료하게 그 의미를 모르는 단어가 바로 ‘복음’이라는 단어지. 복음이란 무엇일까. 정확한 이해를 위해선 먼저 복음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어. 신약학자 DA 카슨은 철저한 어휘 연구를 통해 복음은 “윤리 규범도 아니고 지혜의 어록도 아니다”고 말했어. 즉 복음은 우리가 해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 명령이 아니라는 것이지. 복음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하신 일, 그 기쁜 소식이야.
좀 더 설명해 볼게. 십계명은 복음이 아니야. ‘복음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다소 거슬리거나 공격적으로 느껴지지 않니. 그러나 그것은 십계명이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는 뜻도, 열등하다는 말도 아니야. 성경에는 복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율법도 있지. 율법은 우리를 향해 주신 하나님의 명령이야. 십계명은 그 대표적인 예지. 우리는 그 명령을 지키고 그 뜻대로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해.
그러나 완벽하게 지킬 수는 없지.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당신의 뜻대로 살도록 하기 위해 여러 일을 하셨어. 그분은 우리를 돌보고 인도하며 함께하고 승리의 소망을 주시지.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미 하신 일, 지금도 하시는 일, 앞으로 하실 일을 통해 그분의 뜻대로 살아갈 수 있어.
그리고 그 모든 일의 정점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있어. 이것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가장 아름답고 강력한 일이야. 이 소식을 전할 때 우리는 복음의 정수를 만날 수 있게 되지. 하지만 복음은 십자가와 부활에만 머물지 않아. 그 외에도 너무나도 말로 다할 수 없는 풍성한 것들이 많지.
나는 네가 복음을 더 깊이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어. 복음을 알게 되면 하나님을 더 깊이 사랑하게 되고 그분을 더 풍성히 누리게 될 거야. 그러면 하나님의 명령도 더 기쁨으로 다가오고 더 즐겁게 지킬 수 있게 될 거야.
너를 학대하는 감독관이 “나를 따라와”라고 명령하는 것과 너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 주는 사랑하는 배우자가 “나를 따라와”라고 말하는 것은 다르게 들릴 거야. 복음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가장 선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만들어준단다.
이정규 시광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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