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가짜 ADHD?… 수면 장애로 인한 행동과 유사해

입력 2025-09-09 00:08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즉 ADHD 진단을 받은 아이들 중 일부는 실제론 수면 장애로 인한 ‘가짜 ADHD’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면 문제로 인한 행동이 ADHD 증상과 비슷해 잘못 진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ADHD 아동의 약 65~75%가 다양한 형태의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는 일반 아동의 수면 장애 유병률(약 17%)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상기도 저항 증후군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이 원인일 경우 치료 이후 집중력 저하나 과잉행동 등 ADHD 유사 증상이 개선되거나 사라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최근 미국 수면학회 발표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과 관련된 ‘유사 ADHD’ 아동에게 양압기(숨길을 터 주는 장비) 치료를 적용했을 때 ADHD 증상이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치료 후 30~60%의 아동에서 ADHD 진단이 불필요해지거나 약물 사용량이 줄어드는 사례가 보고됐다.

신경과 전문의인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8일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집중력 저하나 과잉행동, 충동성 등이 나타나 ADHD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면서 “ADHD 진단을 고려할 때는 반드시 수면 상태를 평가하고 필요하다면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이가 집중을 잘 못 하거나 과잉행동을 보일 때 단순히 ADHD로 단정하기보다는 먼저 수면 패턴과 수면의 질을 점검해 보라는 얘기다. 한 전문의는 “특히 수면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 같은 동반 질환을 적시에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불필요한 약물 치료를 줄이고 아이의 발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