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논스톱 예능’으로 한국 시장 흔든다

입력 2025-09-06 00:06
나영석 사단의 넷플릭스 첫 예능 ‘케냐 간 세끼’는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능 최강자인 규현(왼쪽부터) 이수근, 은지원이 출연한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가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매달 새로운 예능을 선보이는 ‘논스톱 예능’ 전략을 내걸었다.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가장 역동적 포맷을 생산해온 한국 예능을 앞세워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한 달에 한 작품’으로 지속성을 강조한 점이다. 마치 방송사 편성처럼 플랫폼 안에서 연속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드라마와 영화와 달리 예능은 시청자와의 친밀감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출발은 오는 23일 공개되는 ‘크라임씬 제로’다. 기존 시리즈의 팬덤을 토대로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인다. 10월에 공개하는 ‘피지컬: 아시아’는 글로벌 대항전을 시도한다. 지난 2일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 2025’ 간담회에 참석한 장호기 PD는 “8개국 대표 선수들이 맞붙는 국가 대항전으로, 매니 파키아오의 합류로 치열함이 배가됐다”고 소개했다.

11월에는 나영석 사단과의 첫 번째 협업작인 ‘케냐 간 세끼’를 공개한다. 내년에는 1월에는 ‘솔로지옥5’, 2월 ‘미스터리 수사단2’ 등 이미 작품성이나 인기면에서 검증된 프로그램들이 차례로 공개된다. 이어 ‘이서진의 달라달라’와 ‘대환장 기안장2’, ‘유재석 캠프’,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2’도 대기 중이다. 이미 검증된 작품과 새로운 시도를 교차 배치한 라인업 구성이다.

방송계 최강자들을 앞세운 나영석 사단의 작품들이 눈에 띈다. ‘케냐 간 세끼’는 이수근·은지원·규현이 케냐로 떠나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고, ‘달라달라’는 이서진이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좌충우돌을 겪는 여행기를 그린다. 김예슬 PD는 “우리가 잘하는 결에 다양한 플랫폼의 강점을 부여하고자 제작 과정에서 고심했다”며 “고유한 기획 의도와 새로움에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논란이 됐던 흑백요리사2는 백종원 리스크를 그대로 안고 간다. 12월 공개 예정이다. ‘흑백요리사2’는 촬영을 이미 마쳤으나, 심사위원 중 한 명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원산지 표시 및 농지법 위반 논란에 휘말리며 방송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예정대로 출연을 결정했다. 유기환 논픽션 부문 디렉터는 “100명의 셰프와 수백 명의 스태프가 참여한 프로그램”이라며 “예정대로 공개하고,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 해당 포맷을 모방한 프로그램이 방영된 것과 관련해 유 디렉터는 “고의적 이용으로 판단해 텐센트 측에 강력 항의했다”며 “IP 침해는 묵과하지 않고 공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