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측 변호인, 민중기 특검과 면담 논란…“외관상 공정성 무너져” 비판

입력 2025-09-04 18:46
통일교 제공

김건희 특검팀을 이끄는 민중기 특별검사 측이 ‘통일교 게이트’ 핵심 피의자인 한학자(사진) 통일교 총재 측 이모 변호사와 민 특검이 특검 사무실에서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일상적 인사를 나눈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서는 민 특검 스스로 특혜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검 관계자는 4일 브리핑에서 “지난주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변호사가 타 사건으로 담당 특검보를 만난 뒤 돌아가는 길에 인사차 잠시 특검 사무실에 들러 차담을 나눈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특검 측은 이 변호사가 통일교 사건을 수임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사건 관련 변론을 한 사실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가 민 특검과 근무했던 친분을 언급하며 인사하겠다고 했고, 서로 안부를 묻는 수준의 대화만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민 특검의 법관 시절 배석판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 특검은 “차 한잔 마실 시간이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특검 측은 전날 이재명정부 초대 민정수석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오광수 변호사가 모 특검보를 면담한 것이 논란이 되자 “원칙은 특검은 변론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수사)팀장이나 검사들은 (변론을) 받지 않고 특검보만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민 특검이 친분 때문에 특검 사무실에서 이 변호사와 만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검 스스로 세운 원칙을 훼손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변호사는 이날 한 총재 변호인단에서 사임하고 특검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한 검찰 간부는 “두 사람의 만남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알 수 없지 않으냐”며 “만난 사실 자체가 부적절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특검이 세운 원칙이 개인적 친분에 따라 무너진 장면으로 보인다”며 “흔히 말하는 ‘전관예우’에 해당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검 스스로 외관의 공정성을 허물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실제로 부적절한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면서도 “특검은 기존 검찰의 공정성을 믿지 못해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외관으로 보이는 공정성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만약 통일교 사건 변호인으로 왔는데 통일교 사건에 대해 말했다면 부적절하겠지만 그런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검은 한 총재에게 오는 8일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다만 한 총재 측은 출석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전날 서울아산병원 특실에 입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자창 박재현 차민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