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성비위 피해자 외면” 탈당… 최강욱 “그게 죽고 살 일인가” 막말

입력 2025-09-05 02:05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 성비위 의혹과 관련해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조국혁신당 내부에서 발생한 성비위 사건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고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 등의 2차 가해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즉각 윤리감찰단에 최 원장에 대한 긴급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4일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최 원장은 지난달 31일 대전 중구문화원에서 진행된 ‘조국혁신당 대전·세종 정치아카데미’ 강연에서 “조국을 감옥에 넣어놓고 그 사소한 문제(성비위 사건)로 치고받고 싸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국 나오니까 또 조용하더라고”라며 “한 발짝 떨어져 보는 사람으로서 그렇게 죽고 살 일인가”라고 덧붙였다. 최 원장은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아는 분이 몇 분이나 되냐. 그냥 ‘내가 보기에 나는 누구누구가 좋은데 저 얘기 하니까 저 말이 맞는 것 같아’ 이건 아니다”라며 “그건 개돼지의 생각이지”라고 발언했다.


이 같은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자 최 원장은 페이스북에 “2차 가해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부적절하거나 과한 표현으로 당사자분들 마음에 부담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하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썼다. 또 “강연 제안을 받을 당시 당직을 맡은 상태도 아니었다”며 “맹세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사안을 무시하거나 당사자를 폄하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미정 혁신당 대변인은 당내 성비위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강 대변인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을 마주했다. 그러나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고 밝혔다. 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던 강 대변인은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한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쏟아졌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은 입장문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피해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한 관련 절차를 마쳤다”며 “사실과 상이한 주장이 제기된 점에 대해 유감”이라고 반박했다. 조국 혁신정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강미정 대변인의 탈당 선언에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아프다. 큰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분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당시 당적 박탈로 비당원 신분이었던 저로서는 당의 공식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