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작물 지원 ‘상한’ 정해 논콩 과잉생산 해결해야

입력 2025-09-05 00:17
MG손해보험(MG손보)의 모든 영업이 4일부터 정지됐다. 금융위원회가 전날 MG손보의 계약이전·영업정지 처분을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MG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자산은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으로 이전되고, 연말까지 파산절차를 밟는다. 사진은 4일 서울 강남구 MG손보 본사. 연합뉴스

‘과잉 생산’과 ‘수요 부족’이라는 이중의 문제를 안고 있는 논콩 재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전략작물직불제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성 향상을 통해 논콩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수입콩과의 가격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논콩 재배 문제를 방치할 경우 쌀처럼 정부 수매에 의존하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집행한 전략작물직불금 예산 1481억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논콩이다. 전체 집행액의 32.9%인 463억원이 논콩 재배 농가에 돌아갔다. 농민들의 수요가 논콩 재배에 몰린 이유는 기계화로 일손이 덜 드는 데다가 지원액도 많기 때문이다. 전략작물직불제는 가루쌀·두류 등 하계작물 재배 시 ㎡당 200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겨울에 밀 등 품목 이모작을 하면 동계작물 전략작물직불금(100원/㎡)도 받고 이모작 보너스(1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당 최대 400원을 받는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당 4800원에 논콩을 수매해준다. 농업 현장에서 쌀보다 논콩의 벌이가 낫다는 평가가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제도 설계로 과잉 생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략작물직불제 지원에 ‘상한’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급 예산 상한액을 정해 필요량을 조절하자는 것이다. 수요를 다른 작물로 돌리기 위해선 지급액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당 150원 지급하는 옥수수나 깨 지급 단가를 더 인상해 재배 수요를 다변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도 보완과 동시에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국영무역(정부가 특정 품목 무역을 관리)으로 사들여 판매하는 수입산 콩 가격은 ㎏당 1400원이다. ㎏당 4800원에 논콩을 수매한 정부가 물가 안정용으로 재판매하는 논콩 가격(3030~3270원/㎏)보다 한참 낮다. 농촌경제연구 전문 재단법인 지에스엔제이 인스티튜트의 서진교 박사는 “논콩 생산성을 높여 가격을 떨어뜨려야 수입산 콩과 경쟁이 된다”며 “생산성을 향상해야 추후 정부 수매가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논콩 수요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농식품부는 콩을 원료로 사용하는 기업들과 ‘상생’ 차원의 국산콩 사용 확대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 외에 사료 분야에서 수입콩 대신 국산콩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