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켠 줄 몰랐던 시진핑·푸틴 “오래 살자, 150세까지…”

입력 2025-09-04 18:56
사진=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비공개 대화에서 ‘장기 이식’이나 ‘불멸’을 언급하며 수명 연장을 기대하는 듯한 발언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대화 내용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하기 위해 베이징 천안문 망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핫 마이크(hot mic)’에 포착됐다. 핫 마이크란 마이크가 켜진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유력 인사의 사담이 의도치 않게 공개되는 것을 말한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어 통역사는 “생명공학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장기는 끊임없이 이식될 수 있다. 당신은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심지어 불멸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하는 순간이 중국 관영 CCTV에 담겼다. 시 주석은 “이번 세기에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뉴욕타임스는 “70대인 두 정상이 권좌에 더 머물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의학 발전이 지정학과 어떻게 교차하는지 보여주는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옆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있었지만 수명 연장과 관련한 발언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 의전 과정에선 양측 수행원 간 마찰도 있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회담을 앞두고 북한 수행원이 에어컨 온도를 23도로 조정했다. 이에 러시아 수행원은 온도를 20도로 맞춰야 한다며 제지했다. 현장에 있던 코메르산트 기자는 “에어컨 온도조절기에서 상대의 손가락을 떼게 하려고 옥신각신하다 결국 한 사람이 물러났다. 아마 북한인이 조금 고통스러웠을 것”이라며 “결국 회담장 온도는 20도로 맞춰졌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북한 수행원이 김 위원장의 흔적을 지우는 모습(사진)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CNN이 공개한 영상에는 북한 수행원이 김 위원장이 앉았던 의자, 주변 실내장식, 가구 등을 약 1분간 흰 천으로 세심하게 닦는 장면이 담겼다. CNN은 “김 위원장의 생체 정보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