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성동구 T팩토리 성수. 기자가 아이돌 데뷔 계약서에 서명을 하자 주변에서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핀 조명 아래에서 데뷔 기념 프로필 촬영도 진행됐다. T팩토리 성수에선 누구나 10분 만에 연예인 데뷔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Z세대를 겨냥해 가상의 회사 ‘T엔터’ 소속이 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SKT는 65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T팩토리 성수를 5일 오픈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 2월 ‘T팩토리 홍대’ 운영 종료 후 약 2.6배 규모를 키워 젊은층의 핫플레이스 성수동에 새롭게 터전을 잡았다. 2030세대와 보다 밀접하게 소통하겠다는 목표에서다.
1층 메인 컨셉은 ‘K-엔터테인먼트’다. 먼저 아이돌 연습생의 상징 ‘배번호표’를 붙이고 체험을 시작했다. 연습 과정에서는 노래(제시된 단어 절대음감으로 부르기), 무대 장악(카메라 빨간 불 찾기), 연기(키오스크 이모지 표정 따라하기), 댄스(모니터 동작 따라하기), 상식(트렌드 관련 문제 맞히기) 등 게임 형태로 미션을 수행한다.
미션 결과는 합불·순위 평가 대신 ‘재능형’ ‘열정형’으로 피드백을 제공한다. 이후 원하는 데뷔 유형(아이돌, 밴드, 배우, 모델, 코미디언)을 선택해 T엔터와 계약을 체결한다. 김보미 SKT T팩토리 팀장은 “순위, 결과보다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가치를 느끼는 2030세대의 성향과 맞닿아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2층에는 다양한 컨셉의 팝업 스토어가 모여있다. 특히 Z세대 필수 문화로 자리 잡은 ‘네 컷 사진’을 곳곳에 활용했다. ‘인공지능(AI) 포춘 포토’ 존에서는 체험객 표정에 따라 달라지는 조명 색상을 배경으로 네 컷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는 표정 인식 기술과 SKT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인 에이닷 엑스(A.X) 기술이 적용된다.
지하 1층에는 뮤지션, 아티스트와 Z세대가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콘서트 ‘덕콘’과 토크쇼 ‘덕톡’을 매월 1회 정기 운영할 계획이다. 9월에는 프로젝트 그룹 ‘재쓰비’ 콘서트와 뷰티·패션 크리에이터 ‘아옳이’의 토크쇼가 예정돼있다. 행사 진행일 외에는 SKT의 비전 AI 기술을 적용한 ‘AI 터치 라이트’가 구현된다. 관람객이 모니터에 손바닥을 찍으면 AI가 손 모양을 인식해 미디어 월에 별자리를 표현해준다. T팩토리 성수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1~3개월마다 전시 컨셉을 바꿔 매번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방침이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