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2025 국민미션포럼 ‘돌봄, 세상과 교회를 잇다’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엔 한국교회의 지역사회 돌봄 가치와 방향, 방법론을 모색하고자 하는 목회자와 성도,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교계 전문가 등 200여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골교회 목사로 지역 어르신 돌봄을 실천하는 박지현 신은교회 목사는 오전 9시 시작하는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새벽 충남 논산에서 출발해 차량과 기차로 5시간을 달려 왔다. 박 목사는 “시골에서 사역하는 젊은 목회자로서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매일 마주하며 앞으로의 목회의 방향을 깊이 고민해 왔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동역자들과 현실적 과제를 나누고 다양한 교회가 각자의 자리에서 돌봄을 실천하는 실제 사례를 들을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이기용 신길교회 목사의 사회와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의 기도로 예배를 드리며 시작됐다. 특히 한국교계 안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으며 성장한 이들이 예배 순서를 맡아 감동을 선사했다.
먼저 경기도 광주 남광교회의 리스파 자베드(사진) 전도사가 잠언 29장 18절 성경 말씀을 봉독했다. 자베드 전도사는 무슬림 인구 2위 국가인 파키스탄 출신으로 한국에 노동자로 온 아버지가 예수님을 영접한 것을 계기로 협성대와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 청년부 교역자로 사역하고 있다.
이어진 특별 공연은 국민일보 소속 발달장애인 예술단 ‘국민엔젤스앙상블’의 연주였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5명의 청년은 비올라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색소폰 등 각자의 악기로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을 조화롭게 연주했다. 부모와 동행해 조금은 어색한 듯 무표정한 얼굴로 무대에 선 이들은 이내 행사 현장을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채웠다. 큰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마친 뒤에서야 안심한 듯 활짝 웃었다.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비전의 사람’을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이 목사는 “돌봄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이라며 “예수님도 공생애 기간 철저히 고아와 과부, 나그네를 돌보는 것이 핵심 사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포럼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해 한국교회가 돌봄을 확산하고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이 진행되는 동안 목회자들은 메모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며 돌봄사역의 본질과 실천 방안에 깊이 공감했다.
이번 포럼에선 참가자들이 발제 내용과 관련해 부담 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오픈 채팅방이 운영됐다. 이를 통해 보다 자유롭게 현장 중심의 구체적 질문과 답변이 이뤄졌다. 특히 돌봄사역에 대한 한국교회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규 시티미션교회 목사는 “형식적이지 않은 진행 방식과 현장 경험이 있는 발제자들의 적극적인 답변이 인상 깊었다”면서 “앞으로 사역에도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홀몸 어르신을 위한 반찬 나눔 사역을 이어온 이현걸 하우림교회 목사는 “현대인의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교회가 아닌 주민의 관점에서 문턱을 낮추고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다양한 교회의 사역 사례를 접하며 우리도 단순한 음식 나눔을 넘어 진정한 소통과 교감을 통해 어르신들을 돌보는 사역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