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훈 과기부 장관 “AI 3위 생각은 없다… 반드시 1위”

입력 2025-09-05 00:22

“인공지능(AI) 3대 강국 얘기를 하지만, 3위를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AI에 있어서는 반드시 1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배경훈(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과학계 전문가들과 만나 과학기술과 AI의 융합 필요성, 연구·개발(R&D) 혁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배 장관은 “한국도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4일 대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AI for S&T(사이언스&테크놀로지)’ 전문가 간담회를 열었다. 정부 목표는 과학기술 연구 체계의 AI 전환(AX)이다. 배 장관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물리적 자원이 부족한 환경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정책 최종 목표를 ‘AI 세계 1위이자 노벨상 수상자 배출국’으로 제시했다. 그는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을 만든 연구에 노벨 화학상이 돌아간 사례를 언급하며 “우리도 AI를 과학 분야에 잘 적용해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이어 과거 자신이 미국 ‘잭슨랩’과 협업했던 경험을 거론하며 “알츠하이머를 극복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보자는 제의를 받고 AI 과학자와 데이터를 만들어봤지만, 실험을 시작하는 데까지만 해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면서 “그런데 1년 반이 지난 지금,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우리에게도 좋은 교훈”이라고 말했다.

자유토론에서는 과학연구, 신약개발 등 기존 과학과 AI를 융합해 성과를 낸 전문가들의 발표와 이에 대한 배 장관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배 장관이 “연구실 업무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겠다”고 묻자,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 교수는 “지도교수를 AI로 대체하자는 얘기가 나온다. 다행히 저는 김박사넷(교수 평가 플랫폼)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배 장관은 이후 대전 롯데시티호텔에서 열린 ‘2025 이노폴리스 글로벌 포럼’에도 참석했다. 배 장관은 이 자리에서 “AI 3대 강국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3위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AI만큼은 반드시 1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AI 시장 생태계 조성과 투자 선순환을 위해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논의를 계기로 구혁채 1차관 주재 AI for S&T 산학연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신설·운영할 계획이다. TF 운영 결과를 토대로 AI for S&T 국가전략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대전=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