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가뭄’ 강릉, 체육·숙박시설까지 폐쇄… 용수 확보 ‘박차’

입력 2025-09-05 00:23
강원도 강릉시가 가뭄 위기 극복을 위해 실내 및 실외 공공 체육시설을 모두 폐쇄했다. 강릉시 제공

강원도 강릉시가 물 부족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영장과 공중화장실을 폐쇄한 데 이어 공공 체육·숙박시설까지 모두 문을 걸어 잠근다. 새로운 용수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릉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4일 현재 13.5%로 떨어졌다. 저수율은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하루 0.3~0.4%씩 내려가고 있다. 급수 차량, 소방차량, 살수차 등 250여대를 동원해 저수지에 물을 채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시는 가뭄에 따른 선제 조치로 7월 중순 공공 수영장 3곳의 운영을 중단하고 공공화장실 47곳을 폐쇄했다. 이달 들어서는 강릉종합운동장, 강남체육공원 내 운동시설, 파크골프장, 테니스장 등 관내 30여곳의 모든 공공 체육시설로 폐쇄 범위를 확대했다.

일정상 연기 또는 취소가 어려운 전문체육, 프로축구 등의 경기에 대해서는 시설 사용 사전협의를 거쳐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화장실, 세면대 등 부대시설 이용은 물 절약을 위해 사용이 제한된다.

각종 체육대회 등 행사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6일 열릴 예정이던 2025 경포트레일런 대회는 무기한 연기됐다. 9일로 예정된 2025 강릉 커피배 전국시니어테니스대회는 취소됐다.

공공숙박시설도 무기한 운영 중단에 들어간다. 오죽헌 한옥마을은 5일부터, 바다내음캠핑장과 임해자연휴양림은 8일부터 가뭄 해제 시까지 폐장한다.

강릉시는 새로운 용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특별교부세 5억원을 투입해 주요 식수원인 홍제정수장 인근에 대형 관정 5개를 개발하고 양수 펌프를 설치하는 등 남대천 용수개발을 진행한다.

현재 4개의 관정 설치를 완료했고, 양수펌프장은 토공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마무리 해 곧바로 시험 가동에 들어간다. 이곳에선 하루 2500t의 원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 용수가 확보되면 차량 운반급수, 오봉저수지 원수 추가 투입, 연곡정수장 비상송수 등을 통해 하루 3만t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강릉 가뭄 위기 상황 속에서 생활용수가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이면 한 방울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절박한 심정으로 원수를 확보 중”이라며 “시민들이 우려하는 단수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행정력을 총동원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