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그리스어 미세오(몹시 싫어하다)는 우리말 신약성서에 “너의 원수를 미워하라”(마 5:43, 이하 새한글성경) “내 이름 때문에 그대들은 모두에게 미움받을 겁니다”(막 13:13) “여러분을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잘해 주세요”(눅 6:27) “못된 짓을 하는 사람마다 빛을 미워하고”(요 3:20) “야곱은 내가 사랑했지만 에서는 내가 미워했다”(롬 9:13) 등 44번 나옵니다. 오늘 본문에서 새한글성경은 “미워하지 않으면”을 “집착까지 내려놓지 않는다고”로 번역했습니다. 병행을 이루는 마태복음 10장 37~38절엔 “내 위에 두고 더 사랑하는”이라고 했습니다.
영어 성경은 미세오를 헤이트(hate·몹시 싫어하다, 미워하다, 증오하다)로 번역했습니다. 미세오는 영어 미샌드리(misandry·남성 혐오) 미소지니(misogyny·여성 혐오)의 어원입니다. 여기선 차별과 편견을 넘어선 혐오를 뜻합니다.
“큰 무리들이 예수님과 함께 가고 있었다. 예수님이 돌아서서 그들한테 말씀하셨다. ‘나한테 오는 사람이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나 아내나 자녀들이나 형제들이나 자매들이나 심지어 자기 목숨에 대한 집착까지 내려놓지 않는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 누구라도 자기 십자가를 메지 않고 내 뒤를 따르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습니다.’”(눅 14:25~27)
예수께서 자신을 따르는 수많은 이들에게 그 의미를 짚어주셨습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