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막바지에 접어든 프로야구가 중위권 다툼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 잔여 경기가 이어지면서 각 구단 사령탑은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며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2025 KBO리그는 3일 경기 전까지 1, 2위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 뒤로 중위권 고지전이 한창이다. 3위 SSG 랜더스부터 8위 KIA 타이거즈까지 승차는 4.5경기로, 연일 순위표가 요동치고 있다.
갈 길 바쁜 일부 구단들은 ‘선발진 운영 변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달까지 시즌을 앞두고 짜인 일정에 따라 고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했다. 그러나 최근 1선발의 등판 시점을 앞당기며 승부수를 띄우는 팀이 늘고 있다. 9월 들어 잔여 경기 일정이 불규칙하게 편성되자 휴식일을 활용한 등판 조정에 나선 것이다.
KIA는 이날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SSG와의 경기에 제임스 네일을 선발로 내세웠다. 당초 등판 예정이던 이의리가 최근 2경기에서 6⅓이닝 11실점으로 무너진 점을 고려한 선택이다. 5위권 추격이 시급한 KIA는 ‘믿을맨’ 네일의 등판을 하루 앞당겼다. 네일은 이번 시즌 네 차례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1.78(25⅓이닝 5실점)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7위 NC 다이노스 역시 외국인 원투펀치를 5일 로테이션에 투입했다. 로건 앨런은 지난달 26일 LG전과 31일 SSG전에서 연달아 나흘 휴식 후 출전했다. 라일리 톰슨과 로건은 4일과 5일 연이어 닷새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5위 롯데 자이언츠는 ‘4선발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 일정 사이 휴식일이 생기면서 5선발 이민석의 등판을 건너뛸 수 있게 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민석의 불펜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하는 선발진 운용이다.
다른 팀들과 달리 4위 삼성은 ‘관리 야구’ 전략을 내세웠다. 1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지난달 30일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 승리를 따낸 직후 1군에서 말소됐다. 그가 올해 5년 만에 리그 단일 시즌 200이닝 돌파에 도전하는 것을 고려하면 뜻밖의 결정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171⅓이닝을 소화한 후라도의 과부하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후라도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시점에서 막판 스퍼트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SSG는 순위 경쟁을 펼치는 이숭용 감독에게 재계약으로 힘을 실어줬다. 2+1년 최대 18억원(계약금 3억·연봉 12억·옵션 3억) 규모다. SSG는 “이 감독은 2028년 청라돔 시대를 대비한 구단 리모델링 적임자”라고 밝혔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