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뒷담] 다시 돌아온 금융권 주 4.5일제 요구

입력 2025-09-04 00:13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또다시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 사항으로 내걸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현장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아 시중은행 참여율이 0.8%에 그쳤던 3년 전의 ‘반쪽 총파업’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지난 1일 실시한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4.98%로 쟁의권을 확보해 본격적인 총파업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이들은 이날 성실교섭 촉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기자간담회·결의대회를 거쳐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인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요구사항이 은행권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 핵심 요구 사항으로 주 4.5일제 전면 도입과 임금 5% 인상을 내걸었다. 2022년 9월 총파업 당시와 대동소이하다. 당시에도 주 4.5일제 시범 실시와 임금 5.2% 인상이 핵심 요구 사항이었다.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된 그해 9월 16일 총파업에는 금융노조원 1만여명이 참석했다. 다만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 위주로 인원을 채운 ‘반쪽 연대’라는 한계가 있었다. 당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선 전체 직원의 0.8%만 참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측과 관계가 원만한 시중은행 노조의 특성상 확실한 명분 없이는 적극적으로 동참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번 총파업을 앞둔 은행권 분위기도 유사하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주 4.5일은 되면 좋지만 아니면 어쩔 수 없는 문제이지 절박하게 요구할 만한 문제는 아니다”라며 “고객 불편을 무릅쓰고 현장에 나서기 민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직원도 “주 4.5일제와 임금 인상은 동시에 성립할 수 없는 주장으로 ‘증세 없는 복지’와 같다”고 평가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