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판부 역풍에 與 “내란전담재판부는 어떤가”

입력 2025-09-03 18:51 수정 2025-09-03 18:54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특별재판부(특판) 설치를 거론해 온 더불어민주당이 사법부를 향해 “대안을 내라”고 촉구했다. 특판 대안으로는 내란전담재판부(전판)를 언급했다. 법조계·야당 반발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역풍 우려가 일자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는 내란특판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며 “일점일획도 못 고친다고 하지 말고 대안을 내고 국회와 소통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판 설치 배경엔 사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법원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원내대표는 대안 격으로 전판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예를 들어) 서울중앙지법에 30부까지 재판부가 있다면 31부, 전담 재판부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라며 “특판이든 전판이든 담당 재판부가 제대로 재판을 해야 한다는 촉구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 차원에서 특정 방안을 추진키로 논의·계획하지는 않았다고도 부연했다.

민주당은 특판 설치를 포함한 내란특별법을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할 방침이다. 다만 실제 심사·처리를 서두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당내 관측이다. 특판이 곧 여당 입맛에 맞는 재판부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사법부 자체적으로 재판부조정 등 조치를 취하게 유도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한 율사 출신 민주당 의원은 “(법원이) 적어도 현 재판부 자체는 한번 정리를 해줘야 한다”면서도 “특판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조금 오버스럽게 나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