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갈등이 칼부림으로… 피자집 사장이 3명 살해

입력 2025-09-03 19:03 수정 2025-09-04 00:09
경찰이 3일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서울 관악구 조원동의 한 피자가게 앞에서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이날 가맹점주인 4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뉴시스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에서 칼부림 사건이 벌어져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다친 1명이 피해자들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가게 인테리어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으로 파악됐다.

3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7분쯤 서울 관악구의 한 피자가게에서 점주 40대 남성 김모씨가 60대 남성과 40대 남성, 30대 여성 등 3명을 주방에 있던 흉기로 찌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복부에 부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각각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피해자 중 60대 남성과 30대 여성은 부녀 관계로 확인됐다.

김씨는 범행 직후 수차례 자해를 시도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씨는 병원 이송 중 범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이상동기에 의한 범죄보다는 가맹점주와 프랜차이즈 본사 사이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년 전부터 가맹점을 운영해 온 김씨는 최근 본사와 인테리어 리뉴얼 문제로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피해자 중 40대 남성은 본사 소속 임원, 나머지 2명은 인테리어 업체 직원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프랜차이즈 본사와 김씨 사이에서 인테리어 관련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근 상가 상인들과 단골들은 김씨가 평소 위협적이거나 특별히 이상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피자가게 단골인 A씨는 “오가며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하는 등 성격이 좋아 보였다”며 “출근길에도 마주쳐 인사를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해당 프랜차이즈의 다른 가맹점주 B씨는 “당초 가맹 계약 시 본사가 인테리어 AS를 해주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는데, 그와 관련된 갈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계약 초기인 약 2년 전부터 김씨를 몇 번 만난 적 있다”며 “피자 단가가 다른 업체에 비해 너무 낮다며 불만을 표출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본사 측은 인테리어 갑질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주변 상인들과 목격자 진술을 종합해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씨가 갑자기 격분하게 된 계기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치료 경과에 따라 신병을 확보해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송수 이찬희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