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사진)가 국제무대에 등장하자 외신들의 이목이 쏠렸다. 시선이 분산되는 다자무대에 처음 나서는 김 위원장이 주애를 데려와 국제사회의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외교 경험까지 전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3일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을 소개하면서 “김정은은 또 다른 목적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딸을 잠재적 후계자로 소개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김 위원장의 방중길에 동행한 주애의 생애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또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북한 전문가 마이클 매든의 말을 인용해 “현재 주애는 북한 차기 최고지도자로 유력한 후보”라며 “실질적인 의전 경험을 쌓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차기 지도자로서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 방송도 2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사에서 “김정은이 사상 첫 다자회담을 위해 중국에 도착한 것은 화제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한국 전문가의 눈길을 사로잡은 사람은 그의 뒤에 서 있던 깔끔한 차림의 소녀, 딸 주애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 일본 마이니치신문 등도 김 위원장 방중 사실을 전하며 주애의 동행에 주목했다.
주애는 그러나 전승절 행사나 북·러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포착되지 않았다.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기엔 나이가 어린 만큼 정상외교 무대를 경험시켜주는 한편 김 위원장이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딸을 활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는 “딸을 데려가서 독재자로서의 안 좋은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효과를 얻은 것”이라며 “후계자 신고식이었다면 전승절 행사에 참석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이번 방중의 주인공은 김정은”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도착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북·러 정상회담과 리셉션 등 현장에서 포착됐다. 김 부부장은 김 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이 차에 탑승하는 등 밀착 수행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