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현지 총무비서관, 국회 ‘결산소위’ 안간다

입력 2025-09-03 18:53 수정 2025-09-04 00:0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핵심 측근인 김현지(사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산심사소위에 출석하지 않는 것으로 3일 파악됐다.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총무비서관이 국회 예결위 결산소위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2008년 이후 17년 만이다.

국회 예결위에 따르면 이번 주 운영위원회 소관 기관 결산소위에 대통령실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과 인사팀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수석비서관급인 류 보좌관이 김 비서관의 ‘대타’로 나오는 셈이다.

결산소위는 국회의 심사 내역에 대해 각 부처 차원의 의견을 제시하는 자리다. 국회는 상임위별 예비심사 결과(시정요구·부대의견·감사요구)와 예결위 종합심사 결과를 토대로 결산소위를 열고, 이후 부처 의견을 들어 최종 심의에 나선다. 통상 각 부처는 차관급 인사가 출석하고, 대통령실에서는 예산을 담당하는 총무비서관이 출석해 왔다.

역대 예결위 결산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이명박정부 첫해인 2008년을 제외하고는 총무비서관(또는 총무기획관)이 매년 결산소위에 출석했다. 다만 출석 대상자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김 비서관 대신 출석하는 류 보좌관의 업무가 결산심사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정부에서 신설된 재정기획보좌관의 경우 직급은 높지만 대통령실 예산보다는 국가 차원의 재정 전략 전반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직도상 총무비서관은 비서실장 아래에 위치하지만 재정기획보좌관은 정책실장 산하다.

김 비서관은 이 대통령을 30년 가까이 보좌해 온 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베일에 싸인 인물로 평가된다. 국회 예결위 야당 관계자는 “자타공인 실세 참모가 국회에 나오기 싫어서 안 나온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대통령실 안살림을 담당하는 총무비서관이 국회의 결산심사를 외면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과거와 달리 총무비서관의 권한과 책임이 분산됐다”며 “오히려 더 책임있는 참모가 출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판 정우진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