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열병식과 관련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함께 거론하며 “미국에 맞서는 모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미국이 외부의 침략자로부터 중국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막대한 지원을 하고 피를 흘린 사실을 시 주석이 언급할 것인가가 가장 큰 질문”이라며 “많은 미국인이 중국의 승리와 영광을 위한 여정에서 죽었다. 나는 그들이 용기와 희생으로 마땅히 예우받고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트럼프는 이어 “시 주석과 훌륭한 중국 인민들이 위대한 축하의 날을 보내기를 바란다”며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를 푸틴과 김정은에게도 전해 달라. 당신들(시진핑·푸틴·김정은)이 함께 미국에 대항해 음모를 꾸미고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북·중·러 정상이 ‘반미 연대’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는 세 정상 모두와 개인적 인연이 있는 만큼 비판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3일 러시아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발언과 관련해 “아무도 (미국에 대항하는) 음모를 꾸미려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세 지도자 중 누구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앞서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북·중·러의 밀착을 도전으로 보거나 미국에 대한 견제 세력으로 우려하느냐는 물음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가 그들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난달 15일 알래스카에서 푸틴과 정상회담을 했다. 또 대중국 관세전쟁이 휴전 중인 상황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예고한 상태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김정은을 올해 또는 내년에 만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