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교회에서 선교주일을 맞아 마태복음 28장에 나오는 지상대위임령(Great Commission)을 나누던 때가 기억납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너무도 익숙한 말씀이었고 비전으로 삼고 실천해 온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이 말씀의 무게가 더 깊이 다가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 ‘위대한 교회’란 위대한 명령에 순종하는 교회이며 ‘위대한 성도’란 위대한 명령에 순종하는 성도라는 깨달음이 찾아온 것입니다.
세상은 교회와 성도를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합니다. 크기 영향력 재정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잣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기준은 분명합니다. 주님의 명령에 얼마나 순종했는가. 그분의 선교명령은 ‘위대한 명령’입니다. 그러므로 이 명령에 따라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에서 위대한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지상대위임령은 단순한 당부가 아닙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뒤 승천 직전 남기신 유언과 같은 말씀입니다. 마태복음뿐 아니라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사도행전에도 이 명령은 반복돼 나옵니다.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 이 말씀을 남기신 직후 주님은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습니다. 그분은 반드시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반드시 그 앞에 서서 삶을 결산받게 됩니다.
그날 주님은 물으실 것입니다. “내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부탁했던 그 명령, 너는 어떻게 순종했느냐.” 이 질문 앞에 우리는 준비된 대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삶의 우선 순위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선교는 성도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주님 앞에서의 대답이 달린 문제입니다.
사람마다 인생의 우선 순위는 다릅니다. 가족이 먼저인 이도 있고 일이나 건강, 재정이 우선인 이도 있습니다. 모두 중요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똑같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주님께서 위대한 명령이라 하신 그 말씀,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는 명령은 절대적인 우선 순위를 가져야 합니다.
동화 속 청개구리는 엄마의 말을 늘 거슬렀습니다. 그래서 엄마 개구리는 죽기 전 자신의 무덤을 강가에 만들어 달라고 유언을 남깁니다. 모든 말에 반대로만 행동한 자식이라 유언대로 강가에 묻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청개구리는 처음으로 엄마 말을 듣고 강가에 무덤을 만들고 비가 올 때마다 무덤이 떠내려갈까 봐 운다는 이야기입니다.
신앙 생활도 이 청개구리처럼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라 하실 땐 머물고, 멈추라 하실 땐 달려갑니다. 순종보다 불순종이 익숙합니다. 그러나 유언은 지켜야 합니다. 청개구리도 유언은 지켰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보다 못할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우리가 붙드는 말씀은 엄마 개구리의 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구원의 말씀이며 생명과 능력의 말씀입니다. 변함도 없고 모순도 없으며 일점일획도 헛되지 않은 진리의 말씀입니다. 이해를 넘어서는 완전한 말씀이며 살아 역사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전적인 순종이 요구됩니다.
성경의 모든 말씀에 순종해야 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주님의 유언과도 같은 지상대위임령은 반드시 붙들고 살아야 할 말씀입니다. 이 명령은 교회의 마지막 보루이며 성도의 마지막 자존심입니다. 선교를 포기하는 순간 교회는 존재 이유를 잃고 맙니다.
오늘 하루 여러분의 우선 순위는 무엇입니까. 직장 학업 가사 육아…. 급한 일, 중요한 일이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삶을 허락하신 주님의 뜻은 무엇일까요. 내 삶의 우선 순위가 주님의 우선 순위와 얼마나 닮았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주님이 나를 세우신 그 자리, 보내신 그곳에서 선교명령에 순종하십시오. 오늘 하루의 삶이 주님께 인정받는 삶이 되기를, 그리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 주님 앞에서 칭찬받는 인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이 말하는 위대함이 아니라 주님의 위대한 명령에 순종해 진정으로 위대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새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