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주 박사가 병원장으로 있는 사랑의병원이 미래융합의학을 통한 전인 치유의 장으로 경기도 의왕 백운밸리에 종합병원을 세운다. 황성주 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인터뷰를 갖고 “시니어 레지던스와 밀착된 복합형 메디컬 콤플렉스를 조성하려고 한다”며 “세계적 수준의 첨단 병원으로 자연친화적이면서 디지털 AI가 결합한 스마트 힐링 융합형 메디컬 주거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원장은 이를 위해 세계적인 진단 전문병원인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제휴를 추진 중이며 세계 최초로 미래의학센터도 설립한다.
병원은 응급의료체계를 갖춘 의왕시 최초의 종합병원으로 250병상 규모의 차세대 스마트병원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의왕시는 앞서 지난 6월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종합병원 설립을 위한 이행 협약식과 사업설명회를 열고 병원 건립·운영 주체 및 행정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 병원은 연면적 3만3227㎡ 규모(지하 6층~지상 10층)로 지어지며 총 15개 진료과목으로 운용된다.
병원은 일반적 수준의 종합병원이 아니다. AI시대 의료혁신과 다양한 의학을 융합한 첨단 병원이다. ‘메디컬 레지던스’라는 개념으로 병원에서 건강 관리를 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황 원장은 병원 건립을 위해 강원도 횡성 해밀리에 ‘힐링 스페이스 랩(H-Space Lab)’이라는 연구소를 설립, 첨단 의학적 요소를 건축에 담아 힐링 공간을 만드는 목표도 갖고 있다.
H-Space Lab이란 건축의학과 관련된 공간의학연구소라 할 수 있다. 병원 공간 자체가 치유 공간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건축에 건강에 좋은 요소들을 포함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면역이 좋아지는 건물, 유전자가 좋아지는 건물, 뇌 신경이 안정되고 회복되면서 잠이 잘 오는 건물 콘셉트를 포함하는 세계 최초의 병원을 지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는 건축학적 접근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기존의 현대 의학에 예방·환경의학은 물론 생리학 행동과학 유전학 면역학 등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한다”며 “AI 시대가 되어 비로소 가능해진 분야다. 건축의 혁명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원장은 “저는 향후 의학의 미래는 기존 현대의학에서 통합적 융합의학으로, 치료의학에서 정밀예방의학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단언한다”며 “이 분야 의학을 과거에 모두 경험했기에 그 흐름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기존 치료의학과 예방의학을 넘어 정밀예측의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한 것”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정밀예측의학이란 기존의 임상 데이터에 질병 예측을 목표로 유전체와 후생유전체, 단백체, 대사체 등 수많은 생물학 분야(Omics)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십만 개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AI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병원 안에는 AI 회사와 함께 의료복합단지를 관리할 데이터 센터도 세운다. 정밀예측의학은 암과 치매에 집중한다.
황 원장은 서울대 의대 졸업 후 예방의학과 치료의학을 동시에 섭렵했다. 10년 전부터 암을 예측하는 정밀예측의학도 시작했다. 백운밸리에 세워지는 종합병원에서는 이 같은 분야들을 융합해 미래 지향적인 병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병원은 내년 착공해 2029년 준공 예정이다.
사업보국의 마음으로 병원 조성
황 원장은 1994년 의대 교수를 그만두고 통합종양학(Integrative Oncology) 전문 병원인 사랑의병원을 설립했다. 서울대병원 암 병동에서 인턴으로 일할 때 가망 없는 환자에게 마지막까지 항암제를 쓰며 고통스럽게 하는 의료 시스템에 안타까움을 느끼던 중 의대 교수로 근무하다 우연히 알게 된 독일의 통합의학을 연구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당시 한국에는 생소한 면역치료의학을 습득했다.
그가 말하는 통합의학의 핵심은 인지학(Anthroposophy)이라는 철학에 따라 몸과 마음, 영혼까지 전인격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의학이자 인체 부작용이 없는 면역치료가 중심이었다. 특히 크리스천으로서 황 원장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로 대하는 병원을 운영하고 싶었기에 사명감에 불타는 마음으로 교수를 그만두고 생명 지킴이의 최전선에 나서게 되었다.
황 원장은 암에 대한 접근법도 다르다. 암을 단순히 세포에 생기는 질환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암은 질병 시스템이 아니라 생활 시스템의 결과”라며 “암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면역학 분자생물학 환경의학 식품공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와 예술치료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결국 환자를 전체적으로 돌보는 전인치료의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평소 철학이 유전체 연구와 맞춤형 정밀예측의학으로까지 넓히게 된 것이다.
이번 병원 건립은 대형병원이 없는 의왕시와 미래융합의학이 필요한 한국 사회를 위한 ‘사업보국(事業報國)’의 관점도 작용했다. 사업보국이란 과거 삼성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이 추구한 신념으로 단순히 기업 운영을 넘어 사업을 통해 나라에 보답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의 정신이었다. 황 원장 역시 사업보국과 기독교적 정신이 맞닿아 있음을 절감하면서 국가나 지역 사회가 요구할 때 필요들을 채워주는 것이 크리스천 공동체의 사명이라고 여겼다.
황 원장은 병원 건립과 관련해 “50가지 팩터가 필요한데 49가지를 하나님이 하셨고 저는 그냥 하나만 했다”고 고백했는데, “(병원 건립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누가 봐도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니 그런 차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턴어라운드 경영 시동
황 원장은 5년 전 강원도 횡성에 암 환자를 위한 공동체인 해밀리공동체를 조성했다. ‘해밀’이라는 말은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뜻한다. 천국을 나타내는 헤븐(heaven)과 가족의 패밀리(family)를 합친 뜻도 있다. 황 원장은 이번 병원 설립을 기점으로 그동안 일궈온 ㈜이롬 사업을 의학 기반의 병원 비즈니스와 연계해 강화하려고 한다. 일종의 ‘턴 어라운드 경영’인 셈이다.
황 원장은 의사, 병원 운영자, 사업가, NGO 대표, 대안학교 설립자, 목사, 선교전략가라는 다양한 커리어를 가지고 활동해왔다. 최근엔 국제꿈의학교(IDS)라는 대안학교도 설립해 다음세대를 키워내고 있다. ‘빌리온 소울 하비스트(BSH·Billion Soul Harvest)’ 전략의 창시자 중 한 명이기도 한 황 원장은 전 세계 선교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교회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고 있다. BSH는 2033년까지 전 세계 10억명에게 복음을 전하자는 선교 운동이다. 2033년은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고 교회가 탄생한 지 2000년이 되는 해이다.
전 세계를 다니며 느끼는 소감을 황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마지막 대추수의 시대에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사람을 모으시고 있다는 것을 목도합니다. 임박한 주님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며 추수와 거룩에 집중해야 할 때, 즉 모든 성도가 영적 잠에서 깨어나 나를 향한 부르심에 순종해야 할 절체절명의 타이밍입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