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우한 무인택시 질주… 한국, 안전요원 탑승 3대 시범운행

입력 2025-09-02 18:49 수정 2025-09-03 00:04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운영하는 자율주행택시 ‘웨이모’가 24시간 운행 중이다. 기자는 지난 5월 말 그 도시에서 웨이모를 탔다. 스마트폰 ‘웨이모 원’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니 운전석이 비어 있는 흰색 재규어 차량이 호텔 앞으로 다가왔다. 앱에서 ‘열림’ 버튼을 누르니 ‘철컥’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뒷좌석에 올라타 ‘출발’을 터치하자 차가 스스로 움직였다. 인근 미술관까지 12분, 15달러(약 2만원)가 자동 결제됐다. 목적지에 도착한 웨이모는 차량 창에 ‘BYE(안녕히 가세요)’ 메시지를 띄운 뒤 사라졌다.

‘웨이모’는 현재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상용 자율주행 서비스를 대규모로 제공한다. 2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웨이모는 2009년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지난해 7월까지 누적 1억 마일(약 1억6000만㎞) 이상의 운행 실적을 달성했다. 최근에는 주간 25만건이 넘는 유료 승객 이동을 기록했고, 우버와 제휴를 통해 서비스 지역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테슬라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공식 출범했다. 초기 서비스는 제한된 구역에서 자사 임직원과 팬을 대상으로, 차량에 테슬라 직원이 동승한 형태로 시범 운행되고 있다. 테슬라는 향후 수천대의 로보택시를 미국 전역에서 운영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자율주행 주도권 경쟁은 치열하다. 선두업체 바이두는 ‘아폴로 고(Apollo Go)’를 앞세워 우한 등 주요 도시에서 24시간 무인 로보택시(사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운전자가 없는 ‘레벨 4’ 수준으로, 주행 중 주변 상황을 실시간 감지하며 정차·회피·경로 변경도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경쟁사 ‘포니링크’ 역시 광저우·베이징 등에서 자율주행 시범 운행을 확대하며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서울 강남에서 안전요원이 운전석에 탑승한 로보택시 3대가 시범 운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운전석 무인화를 추진하지만 여전히 조수석 안전요원 동승이 전제된다. 데이터 활용·규제 유연화·자본력 등 전방위적 환경 차이가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세종=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