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파프리카 76%가 한국산… 스마트팜·데이터 활용 청년농에 기회

입력 2025-09-03 00:40 수정 2025-09-03 14:39
지난달 27일 일본 오사카 한인 타운에 있는 슈퍼마켓 비스 센다이(Bis Sendai) 채소 매대에 한국산 파프리카가 진열돼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일본 오사카의 한 물류창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3m 길이 컨베이어벨트에 일렬로 놓여 움직이는 주황색 파프리카가 투명 비닐에 하나씩 소포장되고 있었다. 종이상자에 이를 담던 직원은 “부산에서 선적돼 넘어온 것들”이라며 “이곳에서 작업한 뒤 시모노세키, 도쿄 등으로 옮겨진다”고 말했다.

정부와 파프리카 농가가 제2의 일본 파프리카 수출 ‘황금기’를 맞이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엔저 현상과 현지 채소 소비 감소 등 영향으로 전체적인 파프리카 시장은 잠시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일본 시장만 보면 한국은 최대 파프리카 수출국이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이 수입한 파프리카 1만9679t 가운데 75.7%인 1만4906t이 한국산이었다.

일본 현지 소비자와 수입·유통업체들도 한국산 파프리카에 환호한다. 신선도는 물론 네덜란드·뉴질랜드 등 일본에 파프리카를 수출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크기와 색깔이 거의 균일한 안정성까지 잡았기 때문이다.

22년째 일본에서 한국산 파프리카를 수입하고 있는 야마다(55)씨는 “엔저 상황이 언제 달라질지 알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농가에도 일본은 소홀히 할 수 없는 시장이자 수익 다변화에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파프리카는 재배 난도가 높은 작물이지만 스마트팜이나 데이터 활용이 가능한 젊은 농부라면 우리 같은 해외 수입업체도 안심하고 거래를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파프리카 수출의 지속 가능성은 정부와 농가의 긴밀한 협력에 달려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그 일환으로 국내 최대 파프리카 영농 법인을 대상으로 생산 및 선적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농 육성에 박차를 가할 예산도 6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경남 고성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청년농 이세훈(33)씨는 “지금은 일본 수출이 잠깐 주춤하지만 엔저 등 상황이 지나면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내 최대 파프리카 영농 법인인 농업회사법인KOPA주식회사 관계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지원을 받아 현지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파프리카를 활용한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 일본 수출을 다시 늘리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권현주 aT 오사카지사장도 “결국 핵심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이라며 “파프리카 수출 주력 농가 육성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파프리카가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사카=글·사진 김윤 기자